/정환정 전북대 의과대학 교수

보건위생의 질적 향상, 소득증대에 의한 영양개선, 그리고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유병장수라는 풀어야할 숙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하다.
수명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 의료이다. 의료의 구성은 기술적인 면에서 의약품, 의료기기, 의료정보가 포함되고 인적구성으로는 의사, 간호사, 약사 및 보건의료직 등이 포함된다. 
우리나라 의료의 발전과정을 구성요소적 측면에서 보면 의약품, 의료기기 등을 수입하여 의료행위를 하는 것이 주였던 시대에서 이제 개발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의사, 간호사, 약사가 이미 정립된 의학, 간호학, 약학의 내용을 습득하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던 시대에서 기존의 내용을 응용하고, 새로 고안하여 개발하거나 여러 가지의 내용을 복합화시켜 발전시키는 시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기술적, 인적 측면 모두 산업이라는 말을 붙여 볼 만한다. 그래서 의료산업이라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말이 되었다. 우리도 의료산업의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산업의 단계에 들어서면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적 내용을 가지고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는 산업요소로서 기술과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모든 면에서 점점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전문인력이 기술을 탄생시키고, 기술은 더욱 전문화된 인력을 만들어낸다. 이제 한꺼번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기술집약적이고 창의적 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일수록 전문인력은 연결될 것 같지 않은 내용들의 연결고리를 찾아내 독특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기업경쟁에서 살아남아 성장해 가는 기업들은 무엇인가 떠오르는 제품이 있다. 의료산업에 있어서도 이제 독특하고 똘똘한 아이템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템은 테크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테크놀로지이다. 시간과 노력의 축적이 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생명 및 건강과 관련된 바이오의 큰 축은 의약품과 의료기기 개발이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개발은 많은 재정적 투입을 요구한다. 경제발전으로 인한 사회의 개발비용 충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는 합성 신약과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여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다. 의료기기에 있어서도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신의료기술이 가능한 의료기기들이 개발되어 임상에 이용되고 있다. 정확히 그 시간적 경계를 정하기는 어렵지만 우리나라 의료는 산업이라는 얼개를 갖게 되었으며 성장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서 전라북도를 살펴보자. 의료산업 시대를 이끌어가는 전북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과 인력 그리고 이들이 플레이할 운동장이 필요하다. 정확히 얘기하면 기술력을 가진 인력과 기업이 필요한 것이다.
몇 개의 기술이 아닌 기술력을 가진 인력은 어떻게 양성되는가? 효율적이고 체계적이며 장기간의 교육을 통해야 가능하다.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 의료산업에 기여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전북대학교가 약학대학을 유치라는 멋진 계획을 제출해 놓고 있다. 산업약사와 임상약사를 양성하는 약학대학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의료산업적 측면에서 우리나라 약학대학의 교육내용과 연구능력을 한 단계 상승시킬 수 있는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의학분야도 의료산업적 시각을 갖춘 인력양성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적극 나서야 한다. 연구중심병원이 그 하나의 답이다. 대학병원이 진료를 가지고 외부병원과 경쟁하는 시스템은 진부하다. 임상연구를 수행하는 서비스제공 의료산업으로는 부족하다. 기초 및 중개의학과 연계된 의료개발 이슈를 찾아내는 생산적 의료산업의 내용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어떻게 전라북도에서 성장할 수 있는가? 지금 현재로는 전라북도에 올 의료산업체는 많지 않다. 여기에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기업에 기술력이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똘똘한 기업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의료산업에 있어서 똘똘한 인력과 기업이 자리 잡아 가는 전라북도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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