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고래처럼 힘센 사람끼리 싸우는 통에 공연히 상관없는 사람이 피해를 볼 때 사용하는 속담으로 최근 장수군 상담복지센터 관련 사태를 보면 딱 어울리는 말이다.

장수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이하 청소년센터)가 A센터장과 5명의 직원들과의 갈등으로 인한 내홍에 휩싸이면서 지도감독 기관인 장수군의 적절한 빠른 대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애꿎은 장수군 청소년들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만 가고 있다.

센터장과 직원들간의 갈등으로 불거진 사태에 장수군은 센터 직원들에게 요청한 A센터장의 갑질논란 추가 자료에 상담 받은 학생 26명의 주민등록 정보가 포함돼 있어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센터 직원 5명을 지난 8일 장수경찰서에 고발조치해 조사를 받고 남원지청에 접수됐다.

청소년 상담센터는 1992년 3월2일 군 직영 설치, 실무팀장 체제로 24년간 운영해 오다 지난 2017년 상근직으로 A센터장이 취임하면서 센터장과 직원들 간에 갈등이 불거졌다.

청소년센터 직원들은 A센터장의 센터장의 비민주적이고 독단적 센터운영과 직장 내 직원의 인권침해 등의 ‘갑질’을 고발하고, 센터장은 직원들의 ‘업무 해태와 항명’를 주장하며 명예훼손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장수군은 2018년 12월 31일 청소년센터 운영을 중단하고 추후 청소년센터를 전문적인 운영능력을 갖춘 단체에 위탁 운영하겠다며 장수군 청소년상담사 5명 전원에게 최종해고를 통보하고 센터 운영을 2019년 1월 1일자로 중단했다.

해고에 고발까지 당한 청소년센터 직원들과 장수지역 시민단체로 이뤄진 ‘장수시민사회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0일부터 점심시간에 장수군청 앞에서 민간단체 시설 위탁 철회, 민간협력기구 구성 요청, 부당해고 철회(원직 복직)를 호소하며 규탄 피켓 시위 및 매주 목요일 오후 6시 장수로터리에서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필자는 점심시간이 되면 장수군청 앞을 지나가기가 부끄럽다. 장수군 방문객에게 이를 어찌 설명해야 하며, 방학을 맞은 장수군 청소년들이 과연 이 광경을 보며 어떻게 생각할까?

또 장수군 청소년들은 그들의 다양한 학업성적, 학교진로, 친구문제, 이성문제, 인터넷 중독, 가정불화, 부모와의 갈등, 가출, 학교폭력 등 다양한 고민을 어디에서 누구와 상담 받아야 하나?

장수군은 이번 사태 관련 청소년들의 상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근 유사기관인 장수교육청WEE센터, 무주, 진안, 남원, 전라북도 상담복지센터 협조 요청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장수군 청소년들이 마음을 열어놓고 고민 상담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기해년 새해가 시작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지나가고 있다. 새 학기에는 ‘풍요로운 미래의 땅, 힘찬 장수’를 만들어 갈 주역인 장수군 청소년들이 고민을 상담하며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장수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정상운영을 기대해 본다.
 /장수=엄정규기자·cock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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