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양돈농가의 생산성이 축산선진국의 그것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한돈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6~2017년 국가별 MSY(어미돼지 한마리당 연간 새끼돼지 출하마릿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17.8인데 반해 덴마크는 31.3로 거의 두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덴마크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28.8, 독일 28, 벨기에 27.8 등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MSY는 2014년 18에서 2015년 17.9, 2017년 17.8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위 10% 양돈농가의 MSY 역시 23.9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하위 10% 농가들의 MSY는 12.8에 불과하다. 이에 국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MSY를 높이려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와 교육이 필수라고 한목소리를 낸다. 특히 중소규모 농가들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이 대폭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맞는 말이지만, 연구와 교육을 추진하는 주체가 우리는 정부인데 반해, 축산선진국들의 주체는 양돈농가 스스로이다. 덴마크에서 양돈 관련 박사학위를 받은 교포 존 리(John. Lee)씨는 우리나라와 덴마크의 MSY 차이가 양돈농가들의 협동정신 유무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일찍이 유럽 협동조합을 선도했던 덴마크는 이제 협동조합이 계열화됐다. 이 중 양돈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화합과 협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를 잘 지켜나감으로써 본래 취지의 협동조합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 전문화된 조합의 구성원들은 서로 돕고 경쟁한다. 특히, 우수 씨돈을 활용한 인공수정을 공동화함으로써 전체적 경쟁력을 높이고, 개체 등록 역시 전국 단위로 진행함으로써 정확한 데이터를 축적한다. 이렇게 높아진 기술력이 평균 종돈 생산성을 40% 정도 높이게 됐다. 이후 종돈을 줄이면서 분뇨 발생량도 줄여 환경 훼손을 막고, 사료 급여량을 줄이면서 경제적 이익도 얻어낸다. 경쟁력을 갖춘 전체 양돈농가는 또 다시 우수 씨돈을 받아들여 고도화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조합원끼리 공유한다. 협동조합 취지를 철저히 지키고 있는 셈이다. 협동조합의 협업에는 사료와 사양관리 연구, 표준화 및 교육 등도 포함된다. 우리나라의 상위 축산농가들이 자신만이 갖고 있는 기술이라며 조합원들과 공유하지 않는 동안 선전축산은 저만치 앞서간다. 하위 축산농가들이 정부의 교육에만 매달리는 동안 후발 축산국들의 기술도 급 발전하고 있다. 최근 우리도 한돈자조금사업으로 컨설팅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정부나 생산자단체 보다 농가들의 자구노력이 가장 중요함을 배워야 한다. 협동조합의은 조합원끼리 서로 협동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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