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교육청이 올해 처음 시행하는 도시형 어울림학교가 농어촌 어울림학교처럼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2019년부터 도시형 어울림학교 3곳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김승환 교육감 3기 공약인 ‘도시형 어울림학교’는 에코시티 등 신규택지가 생김에 따라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드는 도시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한 정책이다.

도교육청이 2015년부터 운영하는 농어촌 어울림학교 4개 유형 중 ‘공동통학구형’을 확대 적용, 도시 안 작은 학교와 과밀학급(학급 당 30여명)이 있는 주변 큰 학교를 공동통학구로 정한다. 학생 이동으로 큰 학교 과밀을 해소하고 작은 학교 학생 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방안으로는 학생들이 20분 내 오갈 수 있도록 통학차량을 지원하고 마을 가치를 담은 교육과정을 마련한다. 오래된 학교 시설도 개선한다. 첫해인 이번에는 전주용덕초, 군산내흥초, 이리남초 3교에서 3년 간 시행하며 올해 9천만 원 가량을 지원한다. 2022년까지 전주, 군산, 익산에 10교를 선정 및 지원할 계획이다.

해당 정책은 농어촌 어울림학교가 어느 정도 안정됐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농어촌 어울림학교 공동통학구형 40여교의 경우 첫 시행부터 2018년까지 모두 430여명 늘었다.

큰 증가가 아닐 수 있으나 학교 통폐합이 거론될 정도로 학생 수가 급감하던 상황에서 돌아선 건 값진 성과라는 분석이다. 또한 학교별 교육과정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처럼 도시형 어울림학교도 정착하려면 학교가 특색 있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부터 갖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래야 학생과 학부모가 가까운 학교를 마다하고 어울림학교로 향할 수 있다는 것.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단순히 학급 당 학생 수가 적고 시설이 좋아진다는 이유로 어울림학교를 택할 거 같진 않다”며 “우리 아이가 어린 시절 여러 경험으로 시야가 넓어지고 마음이 건강해지거나 어떤 부분을 특화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참여학교인 이리남초 관계자는 “우리학교 아이들은 ‘논배미 학교’를 통해 1년간 농사를 짓고 거리에서 판매한다. 수익금은 아이들 자치회에서 방법을 정해 사용한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걸 거리공연하고 졸업식을 직접 기획, 연출하기도 한다”면서 “아이들이 삶의 현장에서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의 경우 학교 참여를 이끌어야 할 걸로 보인다. 교육청은 원래 올해 10교를 지정하려 했으나 3교에 그쳤고, 그 가운데 2교는 기존 농어촌 어울림학교에서 전환한 것이다.

사실상 1교가 신규 지정된 상황, 학교들은 일이 많아진다, 뭘 할지 모르겠다 등의 이유로 거부감이 크다. 도교육청이 인식 전환에 나서야 할 걸로 보인다.

도시형을 어울림학교가 아닌 원도심학교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상학교인 도시 안 작은 학교의 경우 원도심학교가 많고, 원도심학교 정책은 현재 도교육청에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취지를 실현하려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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