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김성호씨가 자신이 수집한 기와를 설명하고 있다.

  중국 한나라는 물론 삼국시대 옛날 기와를 평생 수집한 김성호(59)씨가 기증을 전제로 전시 공간을 찾고 있다.
  30년 전 금산사를 등산하면서 우연히 발견한 기와를 접하면서 수집에 나섰다는 그가 모은 기와는 약 500여점이며 당장 전시가 가능한 온전한 것은 360여점에 달한다.
  그는 “소장품 중에는 문화재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은 것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익산 왕궁리 왕궁터 근처에서 발견된 연화문화당은 부드럽고 화려한 문양으로 섬세함을 자랑하는 백제 문양은 확실한데 기존 문헌에서는 아직까지 보고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가 수집 목록에는 고려시대 사용됐던 청기와도 있다. 전주로 개성의 왕궁터나 절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경매사이트를 통해 입찰 받았다.
  고구려 시대 연와무늬수막새도 그가 아끼는 수집품이다. 초기 연와무늬가 없었던 것에 비해 이 수막새는 불교가 전래되면서 연와무늬가 새겨진 특징이 있다고 한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의 기와도 다수 눈에 띤다. 한나라 시절의 와당은 기원전 200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장생무국’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당시 진시황 시절 통일이 된 후 오래 살기를 염원하는 뜻이다. 당초 일본인이 소장하던 것을 경매를 통해 구입했다.
  또 기원전 40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춘추전국시대 반막새도 눈길이 간다. 원형이 아니라 절반 형태로 제작된 반막새는 와당의 초창기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김성호씨는 “이렇게 많은 기와를 수집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내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를 보관할 마땅한 공간이 없어 아쉽기만 하다”며 “공간이 제공된다면 기꺼이 기와를 기증할 계획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기와에 대해 이야기하고 함께 공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병재기자·kanadasa@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