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 늑장 제설로 보행로가 빙판길로 변해 시민들이 낙상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2일 오전 9시께 찾은 전주시 삼천동 안행로 경사진 인도는 500여m가 전날 내린 눈의 흔적과 영하의 기온으로 얼어붙었다.

쌀쌀한 날씨 탓에 출근길 주머니에 손을 넣고 보행하던 한 직장인이 휘청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10여분 지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던 한 여성은 넘어져 발목이 접질리는 상황도 목격됐다.

A씨(24‧여)는 “빙판길 때문에 매년 발목을 접질렸다”며 “대로변이나 도로는 제설을 하고, 보행자들이 다니는 인도는 제설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11시께 찾은 전주시 기린로 전자상가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이곳에서도 빙판길 휘청이는 보행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박모(33)씨는 “빙판길이 눈에 가려져 있어 가다가 허리가 삐끗했다”며 “고령의 노인들의 경우 다닐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것 같은데 지자체와 주변 시민들이 너무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도내 눈이 내리고 빙판길 낙상사고 신고로 119가 출동했다.

이날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오후 2시까지 5건의 빙판길 낙상사고가 접수됐다.

낙상으로 거동이 힘들 정도로 다쳤을 때 접수한 것이고, 접수되지 않은 단순 타박 등은 훨씬 많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전주시는 조례와 제설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인도 제설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전주시는 지난 2005년 1월 27일 개정된 조례로 건축물 관리자 제설‧제빙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은 없어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어 시에서 전주의 제설 현장인원은 모두 18명으로 인도까지 정비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주택가 골목 등은 인근 동사무소에서 진행을 하고 있지만, 인도까지 하기에는 어려운 실정”라며 “빙판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시민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