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지인의 시집 <건너와 빈칸으로>(실천문학사)가 출간됐다.
  상상적 초월에 이른 60편의 시가 실렸다. '건너와 빈칸으로'는 묵음의 발화를 통해 타자화를 통한 자기 탄생의 계기를 능숙하게 포착한다.
  새로운 존재의 나타남을 탄생이라고 할 때, 지연 시인에게 그 존재는 이전에 없던 것이라기보다 아직 존재하지 않은 어떤 것이다.
  탄생의 후폭풍을 재치 있는 상상적 서사로 그려낸다는 점에서 지연 시인의 독자성이 드러난다.
  “지연 시인은 모르지 않는 것을 묻는 일에 남다른 언어 감각을 발휘한다. 거듭 말하지만, 아는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모르지 않는 것을 묻는 일이다. 아는 것과 모르지 않는 것의 차이는 명백하다. 아는 것은 보편적 앎으로, 나를 포함한 세계가 모두 알고 있다. 모르지 않는 것은 개별적인 것으로, 그 주체는 유일하다. 오직 질문하는 자만이 모르지 않을 뿐, 나머지는 모르는 것이다. 지연 시인의 시적 질문이 모르지 않는 것을 내용으로 삼는다고 한다면, 거기에는 타자의 모름이 전제되어 있으며, 지연 시인의 시는 그 모름을 앎으로 발견하는 경이의 순간을 준비하고 있음에 틀림없다.”<문신>
  임실에서 태어났다. 2013년 <시산맥> 신인상으로 등단했고, 201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었다. 제15회 시흥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8 전북문화관광재단 문예진흥기금을 수혜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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