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중고 문화예술교육에 변화가 예고된다. 전북교육청이 내년부터 ‘꼼지락 문화예술+사업’ 대상 학교를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당초 꼼지락은 문화예술경험이 비교적 적은 어울림학교와 원도심학교만을 대상으로 추진하려던 사업이었다. ‘지역 문화예술단체들이 기존 문화예술교육을 뛰어넘는 학생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사업 취지에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면서 도내 전 학교로 확대됐고 이례적으로 30억 원이나 되는 예산을 확보하기에 이르렀다.
사업이 갑자기 대폭 확대됐지만 이에 따른 준비는 미흡했다. 문화예술교육에 30억 원이라는 예산은 상당히 이례적인 규모다. 사업을 전문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교육청 내부와 외부 전문가도 부족해 준비과정이 길어졌고 그 사이 많은 학교들은 꼼지락을 교육과정 설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특히 꼼지락 사업이 꼼꼼하게 구성되지 못하면서 학교와 단체 간 요구 지점이 잘 맞지 않아 참여하는 학교 수가 기대치 360개 학교보다 크게 줄어든 108개 학교에 그치고 말았다.
도교육청은 올해 사업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이유로 내년부터 대상을 원도심학교 115개 학교, 원도심학교 47개 학교로 한정짓기로 했다. 또 대규모 사업은 없애고 소규모 사업만 진행키로 했다. 특히 꼼지락이란 이름도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아마도 사업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자체 평가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방향은 잡았고, 지켜보고 개선하면서 숨 쉬듯 일상화하는 게 숙제’라며 꼼지락을 독립적인 영역으로 지켜주길 바랐던 도내 문화예술인들은 이번 결정을 실망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첫해의 시행착오를 고쳐가는 과정도 없이 바로 축소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특히 사업의 방향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실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공존하는 사업에 대한 토론이 충분했는지 궁금해 한다. 꼼지락이 ‘교사와 학생의 만족도가 높은 사업’인 것을 감안하면 사업을 너무 많이 축소했다는 느낌이다. 보완해 가면서 한 해 더 추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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