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소양면에서 '드림뜰 힐링팜'을 운영하고 있는 송미나씨(30)는 4년차 청년농업인이다. 지난 2015년부터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시작한 송미나씨는 이처럼 빠르게 농장이 성장할 줄 예상하지 못했다. 2018년 현재 3년 전 예상치의 2배를 훌쩍 넘는 목표를 달성할 줄 몰랐던 것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으며 새로운 성공의 길을 만들어 내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성공의 밑바탕에는 꾸준한 준비 과정과 노력, 정신무장 등이 깔려 있다./

◆원예치료

사실 송미나씨는 원예치료사, 직업재활사,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추고 있으며,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원 원예치료사 석사 과정을 마친 준비된 청년이었다. 졸업 이후 복지관 등에 취업해 전공을 활용하던 송미나씨는 건강이 나빠져 고향 정읍으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부모님 고추농사를 2년간 도우며 건강을 회복하던 송미나씨에게 원예치료 지도교수의 권유가 들어왔다. 전공을 살려 남을 도와주는 일을 해도 송미나씨의 요양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제안이 있었다. '원예치료'란 꽃을 키우거나 꽃꽂이, 텃밭 가꾸기 등을 통해 마음의 진정 효과를 얻는 과정이며, 실제 치매노인 등의 인지 중재 기술로 효과적인 방법이다. 비활동적인 장애인의 손 근육 등을 활성화시키는 효능도 있다. 그런 노인과 지역 아동센터에서 원예치료를 시작한 송미나씨는 그들이 기뻐하고 밝아지는 모습을 보고 '원예치료'가 효과가 있음을 깨달았다. 송미나씨는 "원예치료를 진행한 저 자신까지도 힐링이 됨을 느꼈으니, 원예치료의 효능이 확실함을 증명한 셈이죠."라고 말했다.

◆꾸준한 도전

이후 부모님이 소유한 소양면 땅 약 9,900㎡(약 3,000평)을 임대해 '원예치료' 사업을 시작한 송미나씨는 원예교육장을 만들고, 텃밭정원, 생태놀이터 등을 만들었으며, 압화와 꽃씨, 다육식물, 꽃 이용 비누 등을 판매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이와 함께 농촌교육농장 교사과정 수료, 도시농업전문가과정 수료,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 전북지부 사무국장을 맡는 등 전문 지식도 확대했다. 더불어 협력강사 등을 모집해 교육하는 등 '원예치료' 사업 준비 과정을 밟았다.
결국, 2015년 중고 자재를 들여와 2,093㎡(약 634평) 연동하우스를 제작하고, 그 안에 재배동, 정원, 교육장 및 주변에 동물농장을 마련한 송미나씨는 본격적인 '힐링팜' 사업을 시작했다.
다음해 성적은 어려움이 컸던 만큼이나 초라했다. 실수로 창고 하나를 태워먹기도 했다. 그럼에도 '원예치료'가 새로운 트랜드가 될 것임을 믿은 송미나씨는 꾸준한 노력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8년 목표했던 매출액이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연간 교육대상자도 11월 현재 예상치 2,000명을 훌쩍 넘은 5,000 이상이고, 외부 출강 교육을 받은 인원까지 더하면 1만 명이 넘는다. 4명의 강사가 쉴 수 없을 정도로 스케쥴이 빡빡했으나, 이 정도로 성장할 줄은 송미나씨도 예측하지 못했었다.
이러한 성공의 원천은 송미나씨의 꾸준한 성격에서 나온다. 송미나씨의 노력으로 '드림뜰 힐링팜'은 완주교육지원청 진로교육지원센터 지정체험터로 선정됐고, 전주교육지원청 진로직업체험 협약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또한 교육부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으로 인증 받아 교육부의 홍보 대상이 되고 있고, 농촌교육농장, 청소년수련활동(여성가족부), 완주군 정신건강증진센터, 완주군 사회복지협의회, 전라북도광역치매센터, 전라북도장애인복지관, 전주장애인복지관, 구이생활문화센터 등 인증과 함께 교육을 의뢰하는 기관은 다양하다. 여기에 완주군 초중고등학교도 10곳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으니 고객이 넘쳐난다. 송미나씨와 강사들이 휴일을 가질 수 없는 이유다.
송미나씨는 "초기 프로그램을 이용했던 기관들이 5년 간 꾸준히 찾을 정도로 '드림뜰 힐링팜'의 교육 프로그램은 효과를 인정받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초중고등학생들은 원예 농업 관련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과 식물, 환경과의 관계에 대해 이해하며, 다양한 식물생명과학 분야의 직업을 알아보고 진로탐색의 기회를 갖는다. 장애인은 특수교육대상자로 농업직업 재활, 원예농업 진로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학교 부적응 및 대안교실 학생들은 심리정서 안정 및 진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치매노인은 인지기능 향상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특히, '드림뜰 힐링팜'은 산과 계곡 등 자연과 함께 있다. 또한 전주시에 근접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자연경관을 보고, 농촌을 체험할 수 있다. 더불어 '드림뜰 힐링팜'에는 염소, 닭, 개, 오리, 토끼, 돼지 등과 함께 100가지가 넘는 프로그램이 있어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송미나씨는 "드림뜰 힐링팜은 지역 화훼소비를 촉진하고 고용을 활성화하며, 장애인의 육체적·정신적 재활을 돕고, 청년농업인에게 자극을 줘 신규시장 확대 및 일자리 창출 등 순기능을 갖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송미나씨는 추후 강사 모집 및 역량교육 강화, 치유민박 및 레스토랑 등을 계획하고 있다.
송미나씨는 "서울 등에서 대인기피증 및 은둔형 외톨이 등의 장기 회복 프로그램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아직은 사업을 확장할 여력이 부족하거든요. 하지만, 네덜란드 등에서 치유민박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확인했고,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치유민박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어려움

송미나씨가 사업을 진행하며 겪은 어려움은 또 남다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있으니 실수도 많고 좌절도 많았다. 창고가 불에 탔을 때는 우울감까지 밀려들었다. 그런데 SNS 사연을 보고 주변사람들이 도와주기 시작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자신감을 회복한 송미나씨는 이때부터 사업장 프로그램을 하나씩 확대했다. 그럼에도 내적 갈등은 항상 있다. 편해 보이는 친구들을 보며 '내가 왜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했나'하는 후회가 매번 생긴다. 그럼에도 농장 풀을 매고, 페인트를 칠하는 등 꾸준함으로 극복해 냈다. 그러나 학생들이 힐링 프로그램으로 크게 변화될 때 다시 힘을 얻는다는 송미나씨다.
송미나씨는 "장기 프로그램을 참여한 학생들이 첫 만남과는 다르게 변화했을 때 보람을 느꼈어요. '나는 문제아로 학교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던 학생들이 '나는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해 올 때, 또는 '어떻게 하면 그런 사람이 되느냐'고 물어올 때 제가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라고 회상했다.

◆후배들에게

원예치료를 공부하고 현장에서 경험하며 10년을 배운 송미나씨가 이 분야에 뛰어들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송미나씨는 "처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는데, 벌써 10년입니다. 이제는 길도 열리고 빛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한국농수산대학교 학생들이 이곳에서 실습을 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제는 도전이 가능한 분야가 됐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직은 법 제도화 등 '치유사업'의 구조가 미약하지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사업 규모는 계속 확장될 것으로 보이거든요. 대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도전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거쳐 단단해진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기에 하는 말입니다. 또한 농업과 융합시킬 품목이 매우 많은 것도 '원예치료' 분야입니다. 좀 더 새로운 분야로 확장시킬 여지가 크다는 말입니다. 대신 정확한 길을 설정한 후, 필요한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게 팁입니다. 너무 다양한 공부로 시간을 허비하면, 쉽게 도전하기 힘든 분야가 '원예치료'이거든요. 누구나 준비과정은 필요한데, 압축된 준비를 하라는 말입니다"라고 말했다./황성조기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취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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