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사육 현대화 필요하다

연간 1천만마리 이상의 돼지를 사육하는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너무 좋아해서 일수도 있고 삼겹살을 선호해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수입산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수입산은 가격이 쌀뿐만 아니라 맛도 있고 위생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수입산이 국내산 돼지고기 보다 크게 경쟁력을 늘리고 있다. 올해 10월 20일 기준 36만9859톤의 돼지고기가 수입됐는데, 이는 전년 수입량을 넘어선 수치다. 수입량의 가파른 증가는 외국산 돼지고기값 하락이 원인이다. 칠레산, 네덜란드산, 중국산, 미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삼겹살을 수출하는 국가도 17개국에 달한다. 또 목심은 캐나다산, 등심은 스페인산, 앞다리 살, 뒷다리 살은 미국산이 압도적으로 많다. 국내 돼지고기 자급률이 떨어지고 수입산이 증가할 경우 나중에는 외국산 돼지고기 회사들의 공급가격에 휘둘리면서 피해는 국내 소비자가 볼 우려가 크다.
결국, 국내 돼지고기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축산 현대화를 이뤄야 한다. 덴마크의 경우 우리 보다 많은 연간 3천만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덴마크 어미돼지 1마리는 한번에 18~25마리의 새끼를 생산한다. 우리의 10~12마리 생산력과 비교하면 시작부터 경쟁력이 2배다. 생산력이 증가하면 전체 돼지 사육마릿수를 줄일 수 있어 경영비 절감과 환경 보호 효과까지 얻게 된다. 그들의 생산력이 큰 이유는 농장주들이 축산 기술을 공유하며 공생하는 점이 크다. 이에 더해 적절한 분뇨처리, 철저한 차단방역 등으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갖춘 것도 크게 일조한다. 위생적이고 품질 좋은 돼지고기를 생산하고 있으니 판매 역시 꾸준하며, 이는 다시 생산력에 힘을 보탠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와 동떨어져 있다. 우리는 항상 축산분뇨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전염병 확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백신 부작용 등 위생적으로도 소비자에게 외면 받고 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인식으로 위생 현대화는 멀기만 하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인식으로 평균 축산기술이 쉽게 발전되지도 않는다. 이제서야 '무허가 축사 적법화'라는 축산 현대화로의 첫발을 딛고 있다. 식량주권과 함께 축산주권도 지킬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에게 단백질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돼지사육 역시 중요하다. 돼지 사육 현대화에 농장주들의 인식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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