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지난달 30일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이 있었다. 새만금에 4기가와트(GW)에 이르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시장을 창출하고, 관련 기업과 인프라, 인력을 집적화해 새만금을 세계 최고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기업 100개가 유치되고 일자리 10만개가 창출되고 경제유발효과가 2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지난주에는 전라북도가 수소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발표도 있었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1조원 정도의 사업비를 들여 수소승용차 1만4000대와 버스 400대를 단계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가스공사와 함께 수소 충전소 24개소도 설치된다.

지역 내 상용차 부품기업이 수소상용차 산업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부품기술과 상용화 제품 개발 등을 지원하는 사업도 병행된다. 부안 새만금 권역에 연료전지 신뢰성 평가기반 등의 사업을 발굴·지원하고, 완주에는 '수소상용차 기술지원센터'를 구축한다. 사업에는 자동차융합기술원과 KIST 전북분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전북테크노파크 등 자동차와 연료전지, 복합소재 관련 혁신기관과 기업이 참여한다.

근래에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과 활용 기술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19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2018, 국제 상용차 박람회'에서 현대자동차가 스위스 수소 에너지 기업 H2Energy(H2E)와 수소전기 대형 트럭 1000대를 공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우리 지역의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화석연료 자동차를 대체할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수소연료전지차가 급부상한 결과다. 정부와 전북도 차원에서도 수소 경제의 활성화를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조업체와 전북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는 호기로 보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공급원이고, 수소연료전기차는 전기 에너지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수요원이라는 특징이 있다. 둘 사이에는 전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럼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전기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전기는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 된다'는 점이다. 전기는 발전소에서 집이나 사무실, 공장에 이르기까지 전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물과 같이 흐르지만, 물과는 달리 사용하지 않으면 모이지 않고 소멸해버린다.

소멸하는 전기를 모으기 위해서 ESS(Energy Storage System), 즉 에너지저장장치가 사용된다. 쓰지 못하고 남는 전기를 대형 배터리 시스템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에 버려지는 전기의 양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로 'P2G(Power to Gas)'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P2G 에너지저장기술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이용해 얻은 전기를 이용해 수소 또는 메탄을 만들어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즉, 남는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형태로 저장하거나, 이 수소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생성된 메탄가스로 저장하는 것이다. 기존 ESS 기술이 재생에너지를 전력 형태로 저장한다면 P2G는 전력을 가스연료 형태로 저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P2G로 얻은 수소는 수소연료전기차 산업의 육성에 매우 유용하고, 천연가스와 도시가스의 주원료인 메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입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P2G 에너지로 저장하여 교통문제와 난방문제까지 해결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불안정한 재생에너지출력의 안정화도 가능해진다. 유럽의 주요국이 P2G 에너지저장기술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새만금의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지금 전북의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다. 조선산업과 자동차산업의 침체가 원인이다. 현재는 이들 산업의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구상되고 또 진행되고 있다. 그 중심의 한축에 수소 경제가 있다. 다양한 수소연료전기차를 개발하고 보급을 촉진하며, 재생에너지까지 활용하는 일련의 정책이 우리 사회를 지속성장이 가능한 진정한 수소 경제에 이르게 할 것이다. 새만금을 활용한 재생에너지와 친환경자동차, 에너지저장산업의 조화로운 성장, 우리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자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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