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최근 지방비를 부담해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사업이 지체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지방비 부담을 낮춰서라도 고용을 늘리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있은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서다. 고용위기지역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선 국비와 지방비의 매칭 비율을 재조정, 지방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요지의 설명을 통해서다. 관련 세법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그 정도로는 투자를 유인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일단 정부의 진단은 정확해 보인다. 지원을 하고 싶어도 예산이 없고 당장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 또한 물리적으로 힘든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현재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철수하고 GM공장이 문을 닫아 지역경제가 초토화된 군산을 비롯해 거제, 통영, 고성, 창원 진해, 울산 동구, 영암, 목포, 해남 등이 고용·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지난 9월말 현재 산업부의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16개 지원사업 평균 집행률은 46.1%에 불과하다. 고용위기 지역에 대해선 정부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대상이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되지만 이 역시 지난 9월말 현재 지원금은 전체 일자리안정자금 집행액 1조3023억 원의 2.1%인 267억 원 수준이다. 정책의 불확실성과 신속한 정책대응력 부재로 그 실효가 반감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정부가 고용위기 지역에 대해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긴급대책을 마련, 실직자에 대한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최대 2년간 훈련연장급여도 지원한다고 했지만 당장 취업이 절실한 이들에게 있어 기약 없는 교육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지난 3월 퇴사한 GM 군산공장 비정규직 사원들의 경우 대부분 이달 안에 실업급여 수급이 끝난다고 한다. 위로금 1천만원을 받고 나온 것이 전부인데다 직장도 못한 상태에서 실업급여 까지 중단되는 상황을 맞게 되면 당장의 생계까지 막막해 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젊은 층을 선호하는 구직시장 현실에서 재취업을 원하는 이들의 선택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여기에 지역, 임금 등의 조건까지 감안하면 일자리 미스매치가 더욱 심해질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재취업시장에선 45세가 환갑이라 할 정도로 기업철수에 따른 고용위기 지역의 재취업은 최악이다. 정부의 적극적이고 발빠른 대처가 시급한 지금이다. 시기를 놓치면 백약이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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