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기쁨은 잠시, 마냥 행복할 수 없었다. 후배들과 동고동락하며 훈련을 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가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 값진 동메달을 전북 선수단에게 선물한 전북대학교 유도팀 김소리 선수의 이야기다.
  김소리 선수는 주재희 선수와 함께 올해 초 체육 특기생으로 전북대에 입학했고 이번 전국체전에서 한 체급 높여 +78kg에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 당당히 시상대에 올랐다.
  또 김소리 선수와 주재희 선수 모두 국가대표 상비군에 소속 돼 있는만큼 실력도 출중하고 미래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에게 예상치 못한 소식이 전해왔다.
  학교측에서 내년 유도 종목 관련 체육 특기생을 뽑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감독과 선수들은 안타까워하고 있고, 내년에도 단 2명의 선수들만 학교 강당과 전라북도체육회관, 전북체고 등을 전전하며 훈련에 임해야 한다.
  또 신입생을 뽑지 않으면서 단체전 출전은 고사하고 훈련 환경이 좋아질 리 만무하다.
  김 선수는 +78kg, 주 선수는 ?52kg 체급에서 뛰고 있다. 체급이 다르다보니 훈련 파트너가 될 수 없어 실전 훈련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다른 팀들과의 합동훈련이 아닐 경우 개인 훈련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다.
  전북대 유도팀 김동영 감독은 “올해 유도팀이 창단하면서 학교측에서 매년 선수들을 뽑아주기로 했었지만 내년은 물거품이 됐다”며 “좋은 선수들이 우리 대학으로 오려고 하지만 기회가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선수들을 학교측에서 뽑아주면 열심히 훈련해 용인대와 한국체대 등과 함께 유도 명문대 반열에 오를 수 있다”며 “더 좋은 내일을 위해 현재 매트에서 훈련이 한창인 2명의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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