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은 전체 생산흐름에서 산업의 앞뒤에 위치한 업종을 의미한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철강 등의 소재산업과 부품을 만드는 산업을 후방산업이라 하고 자동차 판매업, 정비업, 네비게이션 등 소비자와 직접 닿아있는 산업을 전방산업이라고 분류한다. 이들은 서로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갖게 되며 이를 전후방산업연관효과라고 한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산업연관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라고 알려져 있다. 원자재인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서부터 금형, 열처리, 주물 등의 뿌리산업, 이를 조립하는 부품산업과 정비, 보험 등에 이르기까지 전후방 연관 분야가 넓고 크다.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매우 크다.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제조업 종사자의 11.2%가 자동차산업 종사자이다. 생산액은 197조 원으로 제조업 생산의 13.9%, 부가가치액은 11.2%를 차지한다. 여기에 미래의 자동차산업이 반도체를 포함한 전장산업까지도 포괄하리란 의견도 지배적이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자동차산업을 키우기 위해 힘쓰는 주요 이유이다.

이런 자동차산업이 요즘 많이 힘들다. 1월에서 8월까지의 생산량, 수출량, 그리고 수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7% 정도 줄었다. 앞으로도 좋아질 분위기는 아니다. 2016년부터는 전세계 5위 자동차생산국이라는 지위를 인도에 넘겨주었고 올해는 멕시코에 이어 7위의 생산국이 될 거란 전망이다.

전북의 자동차산업은 어떠한가? 2016년 기준으로 전북 제조업 종사자의 23.6%인 21천명이 자동차산업 종사자였다. 생산액은 23.8% 수준으로 자동차산업은 전북경제의 4분의 1을 담당하는 대들보와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우리지역의 자동차산업도 마찬가지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승용차 생산 중단 뿐 아니라, 현대차와 타타대우상용차의 생산량도 전년 동기대비 25%정도 줄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산학연관 모두가 다각도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정부, 전라북도, 그리고 군산시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기술개발을 통한 산업육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중의 하나의 과제가 일감창출형 패키지형 기술개발사업에 90억원을 확보한 ‘민군 겸용 확장형 플랫폼 기반 다목적 특수차량 개발’이다. 기술원 주관으로 지역 내 자동차부품기업 8개사를 포함하여 총 11개 기업(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제안한 사업으로 지난 9월 말 최종 선정통보를 받아 현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엔진기반 차량과 전기구동 기반 차량 등 두 개의 차종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엔진기반 특수차량은 우리지역의 강점인 상용차를 기반으로 조기사업화를 추진하는 사업이고, 전기구동 차량은 약점인 전기자동차 핵심기술개발을 추진하여 가까운 미래의 일감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조기 사업화와 미래를 대비하는 투트랙 접근 전략이다.

또 하나의 과제는 부품기업 4개사가 협력하여 추진하는 베어 섀시(Bare Chassis) 개발 과제다. 베어 섀시란 차량의 기본 뼈대가 되는 차량으로 수출 현지에서 버스 또는 트럭으로 개조하여 사용이 가능한 차량을 말한다. 본 과제에서 개발된 차량은 동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되며, 이런 베어 섀시를 우리지역 중소기업 협업으로 개발하는 의미 있는 과제다.

앞서 필자가 예를 든 과제 모두가 국내외 상용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 맞서 중소기업과 연구기관의 협업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완성차 기업의 기술적인 지원과 개발 차종의 판매와 관련된 마케팅이 이들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본 전제가 된다.

현재의 어려움은 완성차의 생산량 감소에서 비롯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고 완성차만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만은 없다. 중소기업과 연구기관, 지자체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난관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은 소비자가 원하는 차량을 개발하여 공급하는 것이다. 대중소기업간의 협업과 기술개발로 현재의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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