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가 농업 연구 및 생산 등에서 농생명 집적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일반에게는 농생명 연구가 생소하다. 전라북도 도민에게 역시 그렇다. 이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및 시군기술센터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농생명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 도내 농생명 연구 현장에서 결과물이 농가에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파급력이 향후 전북 농업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예상해 본다. 해당 연구를 진행했던 연구원들에게 향후 전북 농생명 산업이 가야 할 방향도 물어 봤다./

◆ 연구배경

고려인삼, 조선인삼, korean ginseng이라 불리는 인삼(Panax ginseng C.A. Mayer)은 진세노사이드(인삼 사포닌)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혈행개선, 심장·뇌 혈관질환 예방 및 치유, 혈당강하, 간 보호 작용 등 특별한 효능이 있다.
최근 소득수준 향상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인삼과 홍삼은 면역력 증진, 피로개선 등 식약처에서 인증하는 기능성 원료로 전 연령층이 선호하는 건강기능식품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인삼은 반음지성의 서늘한 곳을 좋아 하는 작물로 옛날부터 중산간부 지역에서 볏짚이나 왕골을 이용한 해가림 재배 방식으로 재배하다가, 폴리에틸렌(polyethylene) 소재의 차광막을 활용한 해가림 방식으로 재배되고 있다.
인삼은 한번 농사지은 땅에 다시 재배하면(연작) 뿌리 썩음 병 발생으로 수량이 감소하고 품질이 저하된다. 그래서 논은 5년, 밭은 10년 동안 다른 작물을 재배(윤작)한 후 인삼을 다시 재배하거나 새로운 땅(초작지)을 찾아 타 지역에 가서 재배하는 이동경작 증가로 생산비 증가 원인이 된다.
그런데 매년 도내 초작지 부족으로 신규면적이 감소(2008년 5,263→2017년 2,977ha)하고, 인삼재배가 중산간부에서 평야지로, 밭 재배에서 논 재배로(1990년 1,850→2017년 5,236ha) 확대되고 있어 평야지의 여름철 고온장해와 논토양의 과습 문제 해결 재배기술이 필요한 실정이다.
차광막을 이용한 해가림재배(관행재배) 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강우 시 빗물 누수에 의한 토양 과습으로 적변삼 발생이 많아져 품질이 낮아지고 빗물에 의한 병해충 발생이 많아져 고년근으로 갈수록 결주율이 높아짐에 따라 생산량이 감소한다.
또한, 병해충 방제를 위해 농가는 1년에 15회~20회 정도 약제방제를 실시하는데, 이는 친환경 유기농산물을 찾는 소비자에게 잔류농약이라는 염려와 불신을 초래해 인삼 소비확대(인삼 1인당 소비량, 2010년 430g→2017년 380g)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잔류농약 불신해소를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아울러 해가림 재배는 생산비 중 병해충 방제 및 제초관리에 소요되는 인건비와 재료비의 비중이 25.4%를 차지하고 있어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가속화 되는 현 시점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절실하다.

◆ 연구 현황

전북농업기술원은 약용자원연구소 약초시험장 서상영 연구팀은 2004년부터 기존 관행의 인삼 해가림 재배방식의 문제점(병해충 다발생, 농약 과다 살포, 결주율 증가, 생산량 및 품질 감소, 생산비 과다)과 평야지 논을 이용한 인삼 재배(고온 피해, 논토양 과습에 따른 생리장해 발생) 확대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려 노력했고, 인삼 재배의 신기술인 차광막 사용 하우스 재배기술을 2008년 전국 최초로 개발했다.
서상영 연구팀은 추가 보완 연구를 통해 차광막이 필요 없는 인삼 전용 비닐인 청·백필름을 개발해 특허등록(2014년)했으며, 청·백필름 하우스 재배기술을 확립하고 농업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가의 경영비 감소를 돕고, 병 발생을 감소시켰으며, 고온 피해를 줄이고, 인삼 생육기간 연장 및 광합성 촉진으로 수량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
연구팀은 인삼 하우스재배 시 유기농자재 키토산을 1000배액 살포함으로써 키토산 무처리 보다 유용성분인 진세노사이드 함량을 45% 증가(21.6mg/g)시켰고, 근중(뿌리 무게)은 약 24% 증가하는 결과를 얻었다.
또 유기재배 전용 발효퇴비 개발 연구에서 우드칩과 팽화왕겨를 2:8 비율로 혼합하고 혼합유박을 첨가해 발효 후, 토양 10a 당 2000kg 시용했을 때 뿌리 무게가 약 41% 증가(30.1g→42.3g)하는 성과도 얻어냈다.
이제는 초기 시설투자비가 많은 하우스 재배의 시설비 경감 및 재활용 가능한 연작피해 경감 기술 개발이 추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 신뢰 회복 및 소비 확대 주력

서상영 연구팀은 연구 결과가 소비자 신뢰 회복 및 인삼 소비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상영 팀장은 "인삼 재배 시 초작지 부족에 따른 평야와 논 이용 재배가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며 "평야지 논을 이용한 해가림 재배는 고온, 토양 과습, 빗물 누수로 인한 병 발생과 생리장해가 많아 고년근(6년근) 재배가 어려워 주로 4년근을 생산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평야지 논 재배 시 전북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청·백 필름 하우스를 활용하면 재배 안정성 향상으로 6년근 생산이 가능해 홍삼 원료삼 생산 및 수출이 가능하고,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증가해 관행재배 보다 약 3.1배의 조수입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병해충 방제 및 재배관리에 인력이 적게 소요돼 농업인구 감소와 고령화 시기에도 적은 노동력으로 재배·생산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청·백 필름 하우스의 장점을 소개했다.
서 팀장은 또 "청·백 필름 하우스에서는 농약살포 횟수가 크게 감소(연 15회 이상→3회)해 친환경 방제를 통한 유기농 재배가 가능하고, 이는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소비자에게 안전농산물을 제공함으로 신뢰 회복과 인삼 소비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효과는 하우스 시설을 이용한 인삼 재배 시 최근 자주 발생하는 이상기상(저온, 고온, 가뭄, 장마 등)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서 팀장의 주장이다.
올해 4월 7일, 8일 갑자기 발생한 이상저온 시에도 하우스 시설에 의해 피해를 예방 할 수 있었고, 시설 내 점적관수, 환풍 시설에 의해 고온에 의한 폭염 및 가뭄 피해를 경감 할 수 있었던 장점도 열거했다.
서상영 팀장은 "전북농업기술원 개발 인삼 청·백필름 하우스 재배기술의 농가현장 확대 보급을 위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국비와 지방비 12억원의 예산 지원으로 '친환경 인삼 신기술 시범단지 조성' 사업을 진안, 남원, 고창 지역 25개소 4.3ha 면적에 조성했다"며 "현재 투명비닐 하우스와 청·백필름을 이용한 인삼 재배면적은 전국적으로 각각 100ha, 32h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의 확대 보급을 위해 전북농업기술원이 예산 및 기술지원에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 전북 인삼 명성 확립해야

서상영 연구팀은 2004년부터 재배기간이 긴 인삼 하우스 재배를 시도하며 초기에 농업인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친환경 인삼 신기술 시범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해 내년이면 6년근을 생산하는 농가가 탄생한다.
이들 농업인들로부터 인삼 청·백필름 하우스 재배의 안정성과 재배관리 편리성 등을 확인하고, 친환경 방제를 통해 유기농재배 가능성까지 확인했으며, 추후 하우스 재배를 확대 할 예정이라는 말을 듣고 확신이 생겼다.
전북 인삼재배 면적은 1,725ha로 전국의 11.6%를 점하며 충북, 강원, 경기, 충남에 이어 5순위 위치에 있다.
기존에는 진안 등 중산간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됐으나, 이제는 평야지 논재배 확대로 고창지역이 636ha로(전북의 36.8%)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평야지 논재배 시 청·백필름 하우스 재배기술 도입으로 저온 및 고온피해를 줄이고 생산량과 품질이 향상된 6년근 생산으로 경쟁력을 높여 전북 인삼의 명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상영 팀장은 "인삼 하우스 재배기술의 빠른 확대 보급과 정착을 위해 전북농업기술원은 물론, 도 농정국과 시·군농업기술센터의 인력, 기술, 예산지원이 이뤄지고, 고년근의 활용 및 소비확대를 위해 산·학·연이 협력해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지원이 이뤄진다면 전북 인삼의 명성 회복은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황성조기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취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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