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풍영 작품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이 천년 전라의 기상을 현대미술로 제시한 특별전 ‘전라굴기’전을 20일부터 12월 9일까지 개최한다.
  전라도 정명 천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아름다운 전라도 산하와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을 주인공이다.
  축복인 동시에 침략과 수탈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끝없이 펼쳐진 곡창지대, 드넓은 해안 갯벌, 아름다운 산과 함께 임진왜란, 동학농민혁명 등 가혹한 역사의 부침 속에서도 강인한 끈기로 대한민국을 지켜 온 전라도 사람들의 정신이 다채로운 예술문화를 꽃피웠다.
‘전라굴기’전은 도립미술관의 소장품과 전라도 출신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미술가들의 기념비적인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작품 45점을 ‘전라 사람’, ‘산하’, ‘굴기’ 3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전라 사람’에서는 격동하는 시류에서 민중을 이끈 영웅들과 지극히 평범하지만 꿋꿋하게 이 땅에서 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강관욱의 석조와 테라코타 작품, 힘겨운 삶을 의연하게 살아가는 민중을 그린 박순철의 대형 작품(340×1,410cm), 거친 붓질로 동학농민혁명의 영웅을 그린 김성민의 작품, 간결한 형상으로 관자에게 공간을 내어 주는 이용철의 조각이 전시된다.
  ‘전라 산하’에서는 너른 들을 품고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전라도 산하를 통해 서정성을 담았다.
  전라의 산하를 강렬한 색채와 힘찬 필치로 초월적 심상세계를 구축한 박남재의 작품, 질박한 향토의 서정을 바탕으로 독특한 구도 감각이 돋보이는 조병연의 작품, 한국의 전통과 정신을 평생의 화두로 붙잡고 화업에 매진한 오승우의 작품, 동백나무 숲을 매개로 거대한 색층으로 뒤덮고 추상적이고 촉각적인 흔적을 남기는 강종열의 작품, 그리고 1실에서는 곽풍영이 물 위를 떠다니는 새들, 봄을 맞는 전북 산하, 비 내리기 직전의 새만금 들판을 담은 영상을 통해 관람객에게 ‘위로’와 ‘쉬어 가는’ 공간을 제공한다.
  ‘굴기’에서는 새천년의 꿈과 기백을 담은 독창적인 작품들을 통해 굴기하는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전라도 민초들이 줄기찬 생명력으로 역동적이고 활달하게 천지 우주와 감응하면서 살았던 정신적 중심에 있는 미륵 사상을 구현한 이호철의 조각, 목어(木魚)가 만들어지게 된 불교의 설화를 함축하여 입체로 형상화한 김한창의 조각, 기존의 가치와 질서를 거부하며 절대적 추상 정신을 추구한 임상진의 작품 등 자리하고 있다.
  김은영 도립미술관장은 “새천년을 맞아 전라도 미술가들의 응축된 힘을 선보인다. 탁월한 미감과 품격을 가진 작품들이다. 전라인의 예술적 함성이며 다가올 시대에 대한 기상이다”며“전라도 땅에서 무릎 펴고 일어선 걸출한 미술가들의 독창성과 품격을 만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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