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두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 올라 손을 맞잡고 남북 누구나 백두산에 오르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자고 다짐했다. 2박3일 평양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아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는 백두산 정상에 나란히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제 첫 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며 남쪽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평화시대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김 위원장도 “(백두산은)분단 이후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며 남한과 해외동포들까지 와서 백두산을 보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9.19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평화의 여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남북 정상 내외가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는 백두산 천지를 동반한 것은 4.27 판문점회담 당시 도보다리 대화와 함께 역사적인 명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당초 두 정상은 백두산 장군봉까지 오른 후 날씨 상황에 맞춰 천지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다행히 백두산에 오른 시각,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쾌청했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수심 325m 천지의 속살이 남북 정상 앞에 푸르게 펼쳐졌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가 위원장께 지난 4.27 회담 때 말씀드렸는데,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다. 지금도 많이 가고 있지만,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그렇게 다짐했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고.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천지 물에 손을 담그고 물병에 담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도 가지고 온 생수병에 담긴 한라산 물을 반쯤 천지에 붓고, 반은 천지 물로 채우는 ‘합수’도 했다.

백두에 오른 두 정상의 화제는 자연스레 한라산으로 이어졌다. 즉석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때 한라산 방문을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되면 한라산 방문을 추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동행한 김영춘 해수부장관이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도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에서 답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에 송영무 국방장관은 한라산에 헬기 정거장을 만들겠다고 맞장구를 쳤다.

리설주 여사도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며 거들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백두산 동행을 통해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감을 확인한 후 오찬을 갖고, 삼지연 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로 귀환했다.

비핵화의 구체적 방안과 획기적인 군사분야 합의 ‘9월 평양 공동선언’을 만들어낸 11년 만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그 2박3일간의 여정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평양공동취재단·서울=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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