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 동차융합기술원장 

완성차 메이커가 신차를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메이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3~4년이 필요하다.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기획단계 부터 설계. 시작. 시험. 양산단계에 이르기까지의 소요 기간을 말한다. 90년대에는 7~8년 소요되었지만 현재는 절반이하로 줄었다.

완성차 메이커의 신차개발 기간 단축이라는 속도전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개발 주기를 줄이는 주된 이유는 다양한 고객층과 시장 요구 대응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플랫폼 통합도 기간 단축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 되었다. 신차 개발기간의 단축은 연구개발 시간 단축 및 비용 절감, 고객 니즈에 빠른 대응이라는 목적 달성의 수단이 된 것이다.

실제로 과거와 달리 컴퓨터를 활용한 기술 접목이 신차개발기간 단축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디자인에서 설계, 차량제작,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컴퓨터를 이용한 시뮬레이션 기술은 일반화되었다. 일례로 차량 조립성을 검토하기 위해 과거엔 별도로 조립성 검토용 차량을 제작하였지만, 지금은 디지털 목업(Digital Mock-Up)이라는 기법을 통해 컴퓨터 화면에서 조기 검증이 가능해졌다.

신차 개발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부품과 차량 테스트 기간을 줄이는데 이 경우 가장 큰 장애물이 품질문제이다. 부품의 내구성 테스트를 컴퓨터로 대신하기도 하는데, 이럴 때 실제 차량의 운행 환경과 다른 경우가 발생하여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다. 고장 없는 차의 대명사인 도요타가 제동장치 부품의 불량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은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차량이나 부품을 테스트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첫째는 차량이나 부품을 장비를 이용하여 평가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단위의 장비가 필요하다. 엔진이나 차량의 성능 목표 달성여부, 대상 부품과 차량의 내구 목표 달성여부 및 충돌, 배기가스, 전자파 장애 등의 법규적합성 테스트 등을 위한 장비가 여기에 속한다.

다음으로는 주행시험장(Proving Ground)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주행시험장이란, 차량의 테스트를 위하여 발생 가능한 여러 가지 조건의 도로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종합 시험장을 말한다. 예를 들면 봄철에 많이 발생하는 아스팔트의 포트홀(Pot Hole)은 차량의 현가장치 등 부품을 손상시키거나, 심하게는 타이어의 펑크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차량 시험을 위해 포트홀이 많이 발생되는 때를 기다리거나, 그런 도로를 찾아가서 시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주행시험장이 필요하다.

공공 목적으로 구축된 주행시험장은 국토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의 주행시험장 등 두 곳에 불과하다. 특징적인 점은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상용차를 마음 놓고 테스트 할 수 있는 시험장은 없다는 점이다. 이제 전북 군산에 위치한 ‘새만금 주행시험장(SMPG)’이 완공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용차맞춤형은 물론 승용차까지 차량 전역에 걸쳐 시험이 가능한 시험장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새만금 주행시험장’은 13.2만평(43만㎡) 부지에 고속주회로, 저마찰시험로, 내구시험로 등 8개의 특수 시험로와 2개의 시험동으로 구성되었다. 앞서 기술한 포트홀을 포함하는 내구성 테스트, 과도하게 핸들을 꺾었을 때 차량의 전복 테스트, 눈길과 빗길에서 브레이크 테스트, 국내외 관련 법규에 대한 적합성 등을 테스트하게 된다. 벌써 많은 완성차와 부품업체와 사용에 대한 협의가 쇄도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상용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시장은 외국 상용차에 의해 잠식되고 있고 해외에서는 가격경쟁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완공되는 주행시험장은 전북의 상용차 부품 및 차량에 대한 개발기간 단축과 품질 향상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자동차의 테스트 베드로 활용을 통한 '상용차산업 혁신성장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이제 SMPG는 기술개발과 인력양성, 그리고 기업유치 등을 통하여 전북의 자동차산업이 체질을 강화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매개체 역할을 충실하게 다 할 것이라 믿는다. 이 또한 필자와 기술원 임직원 모두가 해야 할 책무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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