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는 지난해 9월 국내 최대 규모의 독서행사인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을 성공리에 개최했다. 이를 기반으로 전주시가 올 가을 또 한 번의 독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9월 14일부터 3일간 전주한벽문화관과 완판본문화관, 전주향교 등 한옥마을 일원에서 책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기록과 기억”을 주제로 한 ‘2018 전주 독서대전’을 미리 살펴본다.

△ 대한민국 독서대전 이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독서대전은 전국의 출판·독서·도서 관계기관과 시민이 한 자리에 모이는 독서문화축제다. 문광부는 매년 9월 독서의 달을 맞이해 독서 진흥에 앞장서는 지자체 한 곳을 선정해 ‘책 읽는 도시’로 선포하고, 전국 규모의 독서박람회인 독서대전을 연다. 지난해 전주 경기전과 한옥마을 일대에서 진행된 독서대전에는 공공기관, 출판·독서·교육계 등 231개 단체가 참여했고, 강연·공연·행사, 전시·체험, 학술·토론, 북마켓 등 5개 분야 342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25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고 1만3000권(1억5600만 원)의 도서를 판매했다.

△ 전주! 왜 책의 도시인가? 
전주는 기록문화유산의 보고이다. 임진왜란 당시 전국의 모든 사고(史庫)가 불타서 없어질 때 유일하게 전주 선비들이 왕조실록을 깊은 산중으로 피난시켜 우리 역사를 지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글 읽는 선비가 많고, 판소리가 발달했으며,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왕실의 진상품인 우수한 한지를 만드는 한지제조업이 성황을 이뤘던 곳이 바로 전주이다.

일제강점기 이후 전주 남부시장에 서계서포, 다가서포 등 책방거리를 형성해 활발한 출판문화를 꽃피웠고 그 저력으로 현재는 60개의 지역서점과 118개의 출판사가 운영중이며, 완판본 출간 고장답게 최근에는 완판본이라는 고유의 서체를 복원·배포했다.

전주시는 또, 인문학을 통해 전주의 정체성을 찾고 시민의 자존감과 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여가고자 ‘전주인문학 365’를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문화관, 박물관 등 외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풍부한 인문자산을 기반으로 인문강좌와 인문체험 등 전주에서 열리는 인문학 행사를 더 편리하고 알아보기 쉽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시립도서관 11개, 공립작은도서관 29개, 사립작은도서관 76개, 북카페 60개소 등 모두 176개소 책 읽는 공간을 조성해 전국 최고 수준의 책 읽기 좋은 도시로 명성을 얻고 있다.

△ 도서관 기반 다양한 독서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콘텐츠
지난 해 ‘책의 도시’로 선정돼 대한민국 독서대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치러낸 전주시는 올해부터 해마다 책 축제를 열 계획이다. 전주 독서대전은 관주도의 축제를 탈피해 지역의 도서관 및 출판·서점·독서·문화계가 함께하는 독서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대단위 시민 참여형 콘텐츠를 발굴해 여타 축제와 차별성을 두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을 비롯해 전라북도 문인협회, 전주시문화의집연합회, 세계종교평화협의회 등 112개 다양한 독서공동체들이 준비한 140개의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14일(금) 국내 문단을 대표해온 소설가인 윤흥길 작가가 개막을 알리는 첫 강연자로 격동의 한국사에 대한 기록과 기억의 강연을 시작하며, 책방대표인 정지혜의 ‘당신을 위한 책 처장’, 글쓰기 강사 은유의 ‘글쓰기의 최전선’, 대중비평가 이영미의 ‘세상을 바꾸는 노래’, 박성우 시인의 ‘아이 마음, 어른 마음’, 한승태 작가의 ‘우리가 먹는 세상’, 이광수 사진작가의 ‘사진으로 하는 인문학’을 주제로 수준 높은 강연들이 음악 공연과 함께한다.

아울러 전주한벽문화관 혼례마당에서는 어린이 동화구연 대회, 청년드림스테이지_오픈마이크가 진행되고, 놀이마당에서는 라디오 공개방송, 전주의 이야기를 담은 이정환 작고작가전 등 색다른 야외전시를 만날 수 있다.

완판본문화관 마당을 무대로 한 책 문화 공간에서는 책표지와 함께 가방 만들기, ‘말하는 남생이’ 인형극, 책 떡 만들기 등 책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완판본문화관 전시실에서는 전주의 책으로 선정된 ‘책 깎는 소년’ 원화와 ‘2018 전주의 책 필사노트’ 전시, 전통판각시연 ‘각수(刻手)의 수다(手多)’, 목판인쇄체험 및 옛 책 만들기 체험 등 기록과 출판 분야의 남다른 이력을 살린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

책 읽는 공간으로 꾸며진 전주향교는 전주 작은 책방들의 북마켓과 체험활동, 뮤지션의 버스킹 음악과 휴식 공간이 자연과 어우러져 가을초입 책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될 예정이다.
 
△ ‘책의 도시 전주’독서백년대계 대장정 서막 역할
전주 독서대전은 단순히 책을 소재로 한 지역, 또 하나의 축제에 머물지 않고 전주가 전통을 기반으로 도서관 도시, 문화도시 전주의 이미지를 정립하고 아울러 도시 전반에 걸쳐 독서문화 창달과 독서 열기를 확산시키고 차별화된 지역 문화 활성화게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주시 독서백년대계 대장정의 서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김선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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