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관, 이삼평 등 빛나는 남원도예의 혼을 이어가고 있는 김광길 전 서남대 교수의 ‘연잎이야기 展’이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의 갤러리 라메르에서 기획초대전으로 열린다.

한없이 부드럽고 넓은 연잎과 유유자적하며 흘러다니는 잉어, 그리고 드러나지 않는 여백을 표현해온 김 교수의 작품은 관객들을 ‘물아일체’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그릇의 형태감이 중시돼온 도예작업에서 벗어나 그릇위에 씌워내는 색유들의 색감과 공간 연출을 통해 회화적 느낌이 강한 한 폭의 도화로 그려낸 연지 풍경이다.

김 교수가 즐겨 다루는 주제인 연잎과 연지는 혼탁한 세상 위로 맑고 향기롭게 피어오른 꽃 봉우리 보다는 오히려 그 꽃송이를 받치고 있는 연잎과 무심한 잉어를 등장시켜 세상을 정화시켜주는 심리적 연상효과를 낳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10여m 벽면을 주 화판 삼아 바닥에서부터 벽면에 활짝 펼쳐진 연잎과 그늘 쪽을 향해 무리지어 유영하는 비단잉어들을 설치한 연출이 단연 백미다. 일반적인 좌대 위의 도자기 전시 대신 갤러리 공간을 쇼케이스 삼아 그의 연잎과 잉어들이 하나의 큰 세상 이야기를 펼쳐 놓은 것이다.

전통 도자촌 출신이기도 한 김 교수는 전통과 현대의 연결을 소중하게 여긴다. 5년째 운영을 맡고 있는 ‘남원국제도예캠프’도 남원 전통도예의 계승과 현대적 확장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 교류의 장으로 만들어왔다. 또한 전통도자의 가치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통해 천연유약, 소성기법 등을 조사하고 재현하면서 그 데이터들을 토대로 특허를 내고 산업도자로 효용성을 높이는데 힘써 왔다.

한편 김광길 교수는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출품했다. (사)광주전남디자인협회 부회장, (사)광주미술협회 부회장, (사)한국미술협회 이사, 남원국제도예캠프 운영위원장,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특별전 초대작가,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아트페어 초대작가 등으로 활동했다. 또한 광주 문화예술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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