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비점오염원이 전주 도심 하천에 대거 유입돼 치어 수백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16일 오전 전주시 삼천 마전교와 홍산교 사이 세월교 주변에서 모래무지, 잉어, 피라미, 갈겨니, 배스 등 치어 200마리 상당(전주시 추정)이 집단 폐사했다.

오전 11시께도 물이 정체된 돌다리 틈새에서 집단 폐사한 치어 상당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성인 손바닥 크기의 치어는 대체로 흰 배를 드러내고 주둥이를 벌린 채 폐사된 모습이었다. 일대에는 악취가 풍기고 날벌레가 꼬였다.

전주시는 앞서 오전 6시 30분께 산책에 나선 주민으로부터 최초 신고를 접수해 오전 8시께 현장 답사에 나서 원인 분석 및 폐사 물고기 수거 조치를 취했다.

전주시와 환경단체는 하천 주변 우·오수관로 속 비점오염원 유입에 따른 산소부족을 치어 집단 폐사 원인으로 꼽았다.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하천 내 유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오수관로에 쌓여있던 오염 물질이 일시에 유출된 정황이다. 전날인 15일 전주에는 오후 9시부터 한 시간 가량 22㎜의 비가 내렸다.

비점오염원이 일시에 대거 유입, 이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하천 내 산소가 줄어 산소부족 현상이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산소부족 현상으로 물고기 집단 폐사가 발생할 경우 성어보다 치어에서, 수심이 깊은 장소보다 수심이 얕은 장소에서 그 피해가 두드러진다.

전주시 관계자는 “유독물 유입은 없었다. 유독물이 흘러들 경우 어종이나 발육 상태에 관련 없이 모두 폐사하는데 이번은 그렇지 않다”며 “현장 도착 당시 물이 얕은 물가에서 폐사한 치어 상당수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전날 간밤에 내린 소나기로 오수관로에 축적된 오염원이 흘러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한두 차례가량 발생하곤 한다”고 답변했다.

관련해 전북환경운동연합은 양수 펌프를 이용한 정체 수역에 대한 산소 공급 및 우·오수 분리 확대를 통한 오염원 유입 감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현 사무처장은 “비점오염원이 대거 유입되는 도심 하천 특성상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우·오수 분리 확대를 통해 오염원 유입을 줄여나가고 주변의 오염원을 줄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우선은 수년전 전주천 물고기 떼죽음 상황에서 시도했던 양수 펌프를 이용한 정체 수역에 대한 산소 공급이 필요하다. 아직 생명의 끈을 놓지 않고 가쁘게 숨을 쉬고 있는 물고기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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