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혐오시설로만 인식돼 왔던 반려동물 장묘 시설이 임실군에 들어서게 됐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처음으로 추진하는 ‘공공동물장묘시설 설치 지원 사업’에 선정돼 전국 1호라는 명예도 얻게 됐다.
반려동물 정책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주목받는 사안이다. 공공동물장묘시설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사는 문화 공간 조성’이란 현 정부의 특수 관광지 조성 계획에 따른 첫 사업으로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받아 왔다. 이 사업은 단순한 장묘시설 설치 사업이 아니다. 정부의 ‘특수 관광지 조성’ 의지와 함께 지자체의 장기적인 지역발전 계획과 맞물려 있다.
반려동물 산업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유가구는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해 기준 전국 가구의 30% 가까운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양육 중이다. 관련 산업 규모 또한 지난 2014년 1조40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5조8000억 원으로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경제적 측면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자치단체의 노력과 맞닿는 지점이 된 것이다.
전북도와 임실군이 밝힌 청사진은 공공동물장묘시설과 연계한 큰 그림이다. 지역 전통 문화자원의 하나인 ‘오수 의견’ 등을 바탕으로 스토리텔링과 반려동물 가족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테마공원 조성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테마공원에는 훈련장, 산책정원, 갤러리 하우스, 야영장, 동물 매개 치유센터, 반려동물 놀이터, 교육보호센터 등을 설치해 반려동물 가족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여기에 농공단지에 사료와 동물용품 관련 기업을 유치해 ‘힐링, 관광, 산업’이 함께하는 ‘반려동물 산업 거점’ 지역을 조성할 예정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 장묘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임실군이 사업대상지로 선정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오수 의견’이라는 전통문화 자원이 있지만 주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농촌 지자체의 상당수가 소멸 위기에 몰리는 현실에서 혐오시설 유치를 통해 발전을 꾀하는 계획에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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