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

 

변화의 물결이 거세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만났고,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었으며, 그 다음날인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그 하나하나가 믿겨지지 않을 만큼 큰 역사이고 놀라운 일이다. 그 큰일들이 짧은 시간에 이어지고 있다.
남북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남북경계선을 같이 넘었으며, 도보다리에서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판문점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였다. 벅참으로 다가왔고 남북간의 새로운 장이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북미정상회담은 우여곡절 끝에 싱가포르에서 이루어졌다. 북미 정상이 만난다는 것도 얼마전까지는 기대치 못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이 눈앞에서 펼쳐졌다. 양정상의 굳어 있던 표정도 회담후 다소 밝아 보였다.
북미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도 있다. 회담성사는 대단한 일이지만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치가 너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기대치가 커서 체감이 그런 것이지 실제로 일시에 모든 것들이 해결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경계의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하겠지만, 북미 정상이 자리를 같이했다는 것은 남북문제에 있어서만도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대단한 일이다. 우려들이 많지만, 그렇게 까지 크게 불신하고 우려할 일은 아닐 것 같다. 핵도, 정치도 모르는 자의 아둔함일 수 있지만, 북미 두 정상의 만남은 이제 그들만의 사정으로 성사되고 깨지기는 쉽지 않은 단계에 섰다고 본다.
불확실한 것을 지울 수는 없지만, 남북의 정상이 만났고, 북미 정상이 먼나라까지 가서 만나고 대화했다는 것은 생각지 못한 엄청난 변화이다. 변화는 우리의 바람이지만 시대의 요청이기도 하다. 그 변화의 시대에 북미정상도 같이 서있다. 
얼마전 치러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대승을 거두었다. 예상은 했겠지만 이 정도까지는 여야 모두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한쪽에서는 좋아서, 다른 한쪽에서는 비통해서 정신이 없을 수 있다.
놀라운 또 하나의 변화는 영남권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많은 당선자들이 나왔고, 대구시와 경북도의 경우 광역지자체장이 여전히 자유한국당에서 나왔지만 더불어민주에 많은 표가 모아졌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양상이다. 영남이 변하고 있다면 과언일까.
얼마 전에 대구의 한 인사가 발표하는 것을 들었다. 영남은 공적 이익을 앞세워 개인의 자유로움을 억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는데 요즘 거기에서 탈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공적이익을 너무 앞세워서는 지역발전이 안된다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만, 시대의 흐름에 영남이 부응하기 위해 변화하려는 것으로 읽혀진다.
전라북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북은 개인의 자유로움이 문화예술을 발전시킨 하나의 요인이 되었지만, 이런 자유로운 성향이 한편으로는 힘을 하나로 결집시키는데 부족한 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여권 압승에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문재인대통령 국정지지도 고공행진 등 여러 호재들이 작용한 결과라고들 한다. 이런 해석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이를 모아보면 여권이 어찌되었든 변화의 요청과 흐름에 부응했다는 것이 된다. 그 변화는 우리 사회의 성숙도이고 이 시대의 요구이다.
한반도는 국내외적으로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다. 이 변화가 예기치 않게, 갑작스럽게 다가온 것으로 느껴지지만 사실은 진즉 우리 가까이 와있었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며, 격변에 시대에  잘 대처해 전북발전에 큰 역할을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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