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먼저다’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출범 1년을 넘어 집권 2년차를 달리고 있다. 적폐청산과 개혁, 한반도 정세가 어느 때보다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전북에도 변화의 영향은 적지 않다. 그 가운데 두드러지는 것은 인사 분야에서 전북 출신의 대약진이다. 지난 보수정부 시대에서 전북은 인재등용의 홀대 속에 ‘무장관’의 서러움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지역 탕평과 균형 인사를 기반으로 한 문재인 정부 인사에서 전북은 두 명의 장관급을 비롯해 열 명의 차관급과 청와대 참모진, 공공기관장까지 6월 현재 스무 명이 훌쩍 넘는 수가 요직에 두루 포진됐다. 지역 출신 인사들인 만큼 전북의 정서를 파악하고 전북 발전을 견인해 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본보는 창간 24주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한 ‘전북 출신 파워엘리트’들의 면면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의 전북 출신 장관급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56.정읍)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67.익산)이다. 김현미 장관은 현 정부 인사에서 갖는 상징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초기 내각을 꾸리며 30%를 여성 장관으로 기용했는데 김현미 장관이 그 중 한 사람이다.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국토교통부 최초의 여성 수장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4선 의원의 정무경험과 다부진 근성으로 전북 새만금 관련 SOC는 물론 집값 상승세 둔화, 4대강 사업 문제 등 굵직한 현안을 풀어가며 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특히 4.27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만찬 당시 유일하게 참석한 경제부문 국무위원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남북교통 연결 등 남북경협의 중책도 그의 몫이다.

성균관대 교수와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를 지낸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보수정권에서 묵은 언론의 적폐청산 역할을 맡았다. 공영방송의 제자리 찾기에 집중하고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또한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는 대기업 이통사들에 칼을 뽑아들고 통신시장 투명성 제고에 매진하고 있다.

차관(급)에도 전북출신이 대거 중용됐다.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57.김제), 조현 외교부 2차관(61.김제),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57.남원),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59.전주) 노형욱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56.순창), 라승용 농촌진흥청장(61.김제), 이철우 새만금개발청장(58.남원), 황수경 통계청장(55,전주), 심덕섭 국가보훈처 차장(55.고창), 김종진 문화재청장(62.김제) 등이다. 박근혜 정부의 장·차관 117명 중 전북출신은 차관 4명에 불과했던 것을 보면 전북 몫 찾기의 큰 변화라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진에도 전에 없이 탄탄한 전북 라인이 구축됐다는 평가다. 한병도 정무수석(51.익산), 윤영찬 국민소통수석(54.남원), 그리고 지난 2월 합류한 김의겸 대변인(55.군산)을 비롯해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51.전주), 김우호 인사비서관(55.고창), 김금옥 시민사회비서관(51.군산) 등이 국정운영의 핵심에서 전북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 부사장을 지낸 윤 수석은 문재인 캠프 선대위 SNS본부장을 맡아 문재인 1번가 등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홍보기획과 뉴미디어, 해외언론, 춘추관을 총괄하며 대통령의 정책 메시지가 정확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되도록 역할하고 있다.

한 정무수석은 청와대 입성 당시 정무비서관으로 출발해 지난해 11월 정무수석으로 내부승진하며 청와대와 야당간 협치를 위한 가교역할을 맡았다. 초선 의원(17대 익산갑) 출신임에도 대통령이 정무수석으로 발탁한 데는 특유의 친화력과 겸손함이 크게 좌우했다는 평가다. 전북정치권의 차세대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정무수석실에서 한 수석과 함께 손발을 맞추는 진성준 비서관은 장영달 전 의원의 보좌진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후 19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정치권내 브레인으로 지난 3월 대통령 개헌안 발의 당시 조문안을 언론에 직접 설명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김금옥 시민사회비서관은 전북여성단체연합을 시작으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지내며 30년 넘게 여성운동을 펼쳐왔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이지만 탁월한 리더십과 친화력으로 사회혁신 정책들에 시민사회활동의 경험을 녹여내고 있다.

김우호 인사비서관은 행시 37회 정통 행정관료로 참여정부 시절 인사수석실 행정관을 지내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일처리로 평가받는다.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장에서 청와대 인사수석실로 옮겨왔다. 현재 하반기에 이뤄질 청와대 조직개편으로 분주하다.

이와 함께 주요 공공기관장에도 전북 출신이 다수 임명됐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54.전주),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65.남원), 최규성 한국농어촌공사 사장(68.김제),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55.전주),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51,정읍),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57.군산) 등 모두 6명으로 전북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게 됐다.

특히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과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함께 전북 출신 친문 트리오로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철도와 도로 건설 등 막혔던 남북 길을 뚫는 데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2-3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던 전주고는 현 정부에서 심보균 행안부 차관, 조현 외교부 2차관,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등 5명이 차관급에 포진하는 등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문재인 정부는 6.13지방선거 이후 2기 내각과 청와대 조직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초기 내각에 자리한 전북 출신 인사들의 정책 업무 평가로 볼 때 큰 변동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전북 몫으로 주어졌던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 자리가 황태규 전 비서관의 사임으로 비어있는 상태로 앞으로 이뤄질 조직 구성에서 지역 출신 인사가 발탁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더불어 앞으로 전북 비전을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발굴도 과제가 됐다.

/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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