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서 활동하는 시인들이 잇달아 시집을 펴냈다.
 

윤수하의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시작시인선 260권)와 이은송의 <웃음이 하나 지나가는 밤>(시작시인선 261권)이다.
  <입술이 없는 심장의 소리>는 윤수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시인은 첫 시집 <틈>(지혜출판사)에서 육체와 영혼 사이에 생긴 균열을 시적 상상력을 통해 봉합하는 이른바 ‘틈의 시학’을 시적 지향점으로 삼았다면 이번 시집은 생명의 순환 과정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겪어야 할 상처와 그 흔적을 직시하는 데 주력한다.
  해설을 쓴 오홍진 문학평론가는 “내 안의 흔적을 바탕으로 타자로 나아가는 길은 이렇게 윤수하가 추구하는 시 쓰기의 길이 된다. 그는 타자를 통해 수없이 많은 ‘나’가 존재하는 세계로 돌아오려고 한다. 하나로 환원되지 않는 타자, 혹은 하나로 환원되지 않는 ‘나’가 나타나는 지점에서 그의 시는 비로소 탄생하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문태준 시인은 “윤수하 시인의 시편들은 허물어지고 부서진 것의 흉터와 눈물을 바라보고 쓰다듬는다. 쇠잔하고 위태로운 것에 눈길을 주고 구호한다. 그뿐만 아니라, 예전의 풋풋하고 활기가 있는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하는 힘을 보여 준다. 떠나왔던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게 인도하는, 풍성한 상태로 회복시켜 주는 이 상상력은 자애의 마음으로부터 나온 것일 테다. 너그럽고 넉넉한 마음 씀씀이야말로 윤수하 시인의 시가 갖고 있는 첫 번째 미덕이다”고 말한다. 원광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전북대학교에서 〈이상 시의 상호매체성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집 <틈>은 2015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도서로 선정됐다. 2016년 현재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상문학회 편집위원이다.
 

<웃음이 하나 지나가는 밤>은 이은송 시인의 첫 시집.
  이 시집은 오랜 세월 시를 써온 시인이 자신의 삶을 바라보며 적은 연민의 기록이다. 자기 파멸의 시이고, 재생과 탄생의 시이며 거듭남의 기록이다.
  60편을 소개한 시집을 통해 시인은 삶에 내재된 통증을 자각하고, 자신의 아픔들과 공명하며 통증을 드러내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강력한 생의 의지를 표출한다.
  복효근 시인은 해설 「아픔을 통과하는 치유와 재생의 시학」을 통해 ‘이은송의 시는 통증의 기록이며 스스로 선택한 자기부정 역행과 소멸과 파멸의 기록이며, 아직 이르지 않은, 혹은 영원히 이르지 못할 치유와 자유와 유토피아를 위한 안간힘의 몸부림’이라고 소개했다.
  복 시인의 해설처럼 이은송 시인의 시 쓰기 여정은 삶을 공명하는 통증의 자각화이다. 시적 화두는 아픔이고 초록이며 재생되고자 하는 간절한 치유의 감각화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등장하는 초록은 치유와 재생의 상징이듯 시인의 의지는 통증을, 아픔을 감내하면서 기어이 초록으로 돌아오겠다는 다짐으로 귀결된다.
  부안이 고향인 시인은 1999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와 2015년 『시와시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전주 청소년인문학당과 인문고전아카데미 등을 진행하며, 전북대 평생교육원에 출강한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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