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대강면 이모(69)씨의 복숭아밭에서는 요즘 복숭아 열매솎기와 봉지 씌우기 작업이 한창이다.

과수를 병충해로부터 보호하고 고품질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이른 새벽부터 아내와 아들의 도움을 받아 하루를 꼬박, 5~7일 작업해도 일손이 부족하다.

다른 작업과는 달리 복숭아 봉지 씌우기 작업은 수작업에 빠른 시일 내에 한꺼번에 작업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도우미 일손 없이는 힘든 작업이다.

뿐만 아니라 5월부터 이른 더위로 한 낮에는 30도를 웃도는 뙤약볕에서 작업이 이뤄져 진행이 더디고 두 배로 힘들다.

일꾼 확보가 급한 날에는 인력사무소에서 인력을 구해오지만 치솟은 인건비 탓에 부담도 크다.

최저시급 상승뿐만 아니라 숙식제공, 간식제공, 교통비 등도 포함해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또 높은 급여를 지급한다 하더라도 힘든 농사일을 쉽사리 하려 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하루 일당 7만 원에 숙식, 교통비, 간식 등 부수적인 것도 제공하지만 1~2명이 최선이다.

과일 알 솎기, 양파 수확, 모내기 등이 겹친 농촌 들녘이 일손부족으로 시름 하고 있다.

각 지자체는 부족한 일손을 채워주기 위해 일손 돕기 창구를 운영하고 외국인 계절 근로자 확충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고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농촌계의 설명이다.

제일 큰 어려움으로 의사소통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씨는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돼야 일처리가 빠른데 마무리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인건비만 축 난다”며 “수시로 이탈해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불법체류자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도 관계자는 "농사는 다 때가 있고, 그 시기를 넘기면 안 되기 때문에 특정 시기에 인력수요가 몰린다"며 "요즘 같은 극성수기에는 내·외국인 구분 없이 인건비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민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직원들도 6월말까지 과수 적과, 양파 수확, 오디 수확 등 밭작물 위주로 일손 돕기를 집중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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