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은 여성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혐오 논란을 야기하고,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취약한 치안 실태를 고스란히 드러낸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2016년 5월 17일) 2주기를 맞는 날이다.

이날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3년~2017년) 사이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여성 상대 5대범죄(살인·강도·강간 및 추행·절도·폭력)는 모두 2만815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3년 6364건, 2014년 5736건, 2015년 5784건, 2016년 5263건, 2017년 5010건에 해당한다.

단순 발생 건수로 분류할 경우 2013년 6364건에서 2017년 5010건으로 1354건 감소한 것과 달리, 비율로 살피면 2013년 32.75%에서 2017년 33.56%로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체 5대범죄 발생 내역은 2013년 1만9431건, 2014년 1만8595건, 2015년 1만8671건, 2016년 1만5882건, 2017년 1만4925건으로, 동일 기간 여성 상대 5대범죄 발생율은 각각 32.75%, 30.84%, 30.97%, 33.13%, 33.56%로 산출됐다.

실제 지난달 21일 오후 4시께 전주시 효자동 한 치과 건물 계단에서 여성을 상대로 강도질을 하려다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5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박모(59)씨는 이날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는 등 사전 범행을 계획, 치위생사 A씨(45·여)를 상대로 금품을 빼앗으려다 가슴 부위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 강도와 폭행, 절도 행각으로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은 박씨는 검거 당시 동종범죄에 따른 가중 처벌을 우려해 “여성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경찰에서 거짓 진술했다.

이처럼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음에 따라 도내 여성 단체는 실효성 있는 치안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도내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범죄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여성이 안심하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보다 실효성 있는 치안 활동이 요구된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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