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소방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겠다던 전북소방본부의 해외 연수가 사실상 외유성 연수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정 대부분이 관광코스이거나 연수 목적과 어긋나는 일정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9일 전북소방본부가 제출한 해외연수 귀국보고서에 따르면 전북소방본부는 지난해 자체 예산 4500여만 원을 세워 소속 소방공무원 23명 6개 팀을 호주와 뉴질랜드, 독일, 헝가리, 체코, 일본 등으로 해외연수를 보냈다.

연수 취지는 ‘선진국 소방서비스 분석을 통한 전북소방 발전방안 모색’이다.

하지만 일부 연수는 목적과는 전혀 다른 관광성 일정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소방본부가 제출한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연수 목적에 부합하는 방문지는 고작 2~3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8월 8박 10일 동안 호주‧뉴질랜드로 떠난 '아시아 1팀' 일정표는 대부분 야생동물원, 호수, 대평원, 동굴, 수목원 등 자연경관이 뛰어난 관광지 방문을 비롯해 번지점프‧스파 체험, 원주민 민속쇼 관람 등으로 공식방문 3곳을 제외하곤 전부 관광코스로 짜여 있다.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일정은 소방박물관 1곳과 소방서 2곳 등 3곳이 전부지만 그마저도 연수자들은 귀국보고서에 관련 내용을 담지 않았다.

지난해 6월에는 안전체험 문화시설과 전북119안전체험관을 비교·분석하겠다는 목적으로 오세아니아로 떠났지만 미흡하고 철저하지 못한 사전답사 탓에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안전체험시설을 찾지 못했다.

8월 연수와 마찬가지로 동굴, 민속촌, 농장문화 체험, 국립공원 방문, 평원, 오페라 하우스 등 관광지가 주요 일정을 차지했다.

심지어 이들은 귀국 보고서에 “(방문국에 관련 시설이 없어서) 오히려 안전체험 문화는 우리나라가 더욱 발달된 점을 느끼며 자부심을 느꼈다”는 황당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일부 미흡한 점을 인정했다.

박진선 소방행정과장은 "일선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골고루 해외여행 기회를 주기 위해서 연수를 추진했다"며 "패키지 상품으로 진행하다 보니까 사전답사 등이 부족했고 관광지 방문이 많기는 했지만 외유성은 아니다“고 해명했다./하미수 기자·misu7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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