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농촌진흥청 이규성 차장을 만나 그 동안의 소감을 물어보고, 농업전문가로서 쌀 수급 안정, 국제농업기술협력, 조직운영 방향 등 국내외 현안에 대한 진단을 들어봤다.

▶ 농촌진흥청 차장(2018.1.22.)으로 부임한지 100일입니다. 그간의 소회를 부탁드립니다.

- 농진청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차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 벌써 100일이 지났습니다.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나라'라는 문재인 정부의 농정 비전 실현을 위해 지금까지의 연구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쌀생산조정제 지원, 밭 농업 기반 확충, 안전한 먹거리 생산, 스마트농업기술 등 금년 말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청장님을 보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습니다.

▶ 그동안 농진청에 근무하면서 자랑할 만한 성과가 있다면?

- 저는 현장에서 연구직으로서 잔뼈가 굵었고, 누구보다도 연구 현장의 어려움과 문제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987년 호남농업연구소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후, 벼 품종 육성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세계 최초로 자포니카 벼 내염성 유전기작 규명 및 검정법을 개발했고, 우리나라 최초로 생합성 영양 쌀 개념을 도입해 국제공동연구를 주도한 바 있습니다.

또한, 쌀 연구 성과로 특별 승진한 '연구大賞 1호' 출신이며, 철분이 가장 많은 쌀 고아미4호를 탄생시키는 산파역도 했습니다.

▶ 벼품종을 육종한 전문가로서 현재 쌀공급 과잉을 향후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신지?

- 저출산 및 1인 가구 증가(혼밥족) 등 소비·생활 패턴의 구조적 변화 속에서 쌀 소비를 늘이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밥쌀 소비는 지속 감소하지만, 다행히 건강·간편식 선호에 따른 가공용 쌀 수요는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가공용 쌀 소비량이 2010년 30만톤에서 2017년 71만톤으로 증가한 것만 봐도 가공용 쌀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편의식품(도시락, 레토르트), 고령친화식, 환자식 등 소비자 수요에 대응한 맞춤형 식품을 개발하고, 제품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수요 창출로 쌀 생산기반 안정화를 유지하고, 용도별 품질평가기준 설정 및 다양한 가공 기술을 개발하는 게 농진청의 임무일 것입니다.

농진청은 최고품질 벼 품종 개발 및 쌀가루용 품종 다양화를 이뤄낼 것입니다.

지난해 건식제분용 쌀가루 전용 초다수 품종(신길, 高아밀로스)과 중만생 품종(미시루) 육성을 마치고, 밥맛 좋은 품종(삼광, 하이아미 등 6품종) 재배면적 확대 및 다수확 품종(새누리, 운광 등 6품종) 재배면적을 감축했습니다.

또한 가공용 쌀 원료곡 생산기반 조성 및 소비확대를 위해 원료곡 생산단지 조성 및 생산단지·가공업체 연계 지원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능성 쌀 이용 혈당개선 및 다이어트 식품소재, 발효 식품 등 개발로 소비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쌀 소비 국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민관합동 '쌀 사랑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데, 쌀 노래 제작보급(3월), 국산원료곡 이용 가공제품 경진대회(10월), 쌀 빵 나눔 행사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쌀 적정 생산을 위해 '3저·3고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쌀 소비감소 등 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시장격리 등 단기·사후적 대책보다 사전적 생산 감축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쌀 수급 정책의 조기 확산과 실행력 제고를 위해 정책지원과 조정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농업인단체가 주도하는 민간 자율 운동인 '3저·3고'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3저는 재배면적 감소(10만㏊), 질소비료 감축(2㎏/10a), 생산비 절감(10%) 등이고, 3고는 밥맛 좋은 품종 확대, 완전미 90% 이상 쌀 유통, 쌀 소비확대 등입니다.

쌀 적정생산을 위해 농업인단체(쌀전업농연합회, 쌀생산자협회, 들녘경영체연합회, 농촌지도자회), 소비자단체(한국외식업중앙연합회)가 연계해 고품질 쌀의 안정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농가소득 향상 및 국민 안전먹거리 공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농식품부, 농협, 도원 및 시군센터 등 유관기관 등도 의식 확산을 위해 적극 동참하고 있으며, 도원 및 시군센터는 기술보급사업 및 교육 사업을 연계 지원하고 있습니다.

▶ 국제미작연구소(IRRI) 주재관, 캄보디아 코피아(KOPIA)센터 초대 소장 등 국제농업전문가로서의 경험이 풍부한데요. 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ODA사업 현황은?

ODA 3조원 시대에 맞게 2017년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 3원칙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는 '효과적 ODA', '투명한 ODA', '함께하는 ODA'입니다.
  
2018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에 따라 예산이 전년 대비 4,123억원 늘어난 3조482억원으로 확정됐습니다.

국제사회가 공동 추구하는 SDGs(지속가능개발목표)와 수원국 수요에 기반 한 국가협력전략에 따른 재원 배분으로 원조 효과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유엔의 SDGs(빈곤퇴치, 기아, 농업, 교육 등 17개 목표)를 2030년까지 추진하고, KOPIA센터를 'ODA 농업기술협력' 허브로 삼아 농업한류 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센터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20개국에 설치해 국가별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지원하고 있습니다.

KOPIA에서 케냐에 씨감자 기술을 보급해 생산량을 3.9배, 양계기술을 보급해 농가소득을 3.6배 증대시키고, 캄보디아에 육계사양기술을 보급해 사육기간을 106일에서 67일로 단축시켜 준 바 있습니다.

또 3개 대륙 45개국이 참여하는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운영으로 대륙별 농업 관련 공통 현안사항 해결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녹색혁명을 아프리카에 재현하고, 아시아에 농가형 영농기술을 개발·보급하며, 중남미에 물 관리 기술을 전해 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혁신도시 시즌 2' 관련 농진청 추진 사업은?

- 지역이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자립적 성장기반 마련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을 구현한다는 게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습니다.

전북지역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상장기업은 전국의 1% 수준으로 저조한 실정입니다.

이에 혁신도시 이전기관(7개 기관)이 가진 기술·인력 등의 역량 결집이 필요합니다.

농진청은 전북혁신도시를 농산업 메카로 탈바꿈하기 위해 종자, ICT, BT 분야를 고부가가치 농생명 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농진청이 지역 기관 등과 연계·협력해 전북 혁신도시를 농생명 산업의 성장거점으로 육성하는 3대 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먼저 농진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종자기업체가 협력해 공동 과제 참여 및 R&D 공동사업 발굴 등 종자산업을 육성할 것입니다.

또 농진청 및 전북농생명 기관 등은 농생명 산업 기술공급 및 산업화지원 협력체계를 구축(NATI)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농진청과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 등은 융복합 산업을 육성키로 했는데, 농진청과 한국식품연구원이 중점 협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국토정보공사(LX) 기본도 기반 농업토양환경서비스 품질 고도화 사업도 지역 산업에 도움일 될 것입니다.

▶ 끝으로 올 한해 각오와 다짐 말씀 부탁드립니다.

농진청 연구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농가소득 향상 뿐 아니라 나아가 ▲국민 삶의 질이 높아 질 수 있도록 농촌진흥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즉, 소득주도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쌀 수급안정, 안전한 먹거리 생산, 농업인력 양성에 노력할 것입니다.

소득 3만불 시대에 걸 맞는 삶의 질을 누리도록 우리청과 국민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소통해 나가겠습니다.

'지극한 정성이면 산도 옮긴다(愚公移山)'고 했습니다. 어떠한 어려움도 굳센 의지로 밀고 나가면 극복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국민들의 바람이 어디에 있는지를 헤아리고 국민에게 힘이 되는, 그리고 미래 생명산업을 선도하는 농진청을 만드는 일에 작은 힘이지만 묵묵히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황성조기자

이규성 차장 농업기술협력 주요 활동

- 부탄, 라오스, 몽골 등 고위급 농업기술협력 협의(2018.4.3, 라오스)
- 농진청-태국농업청 간 농업기술협력방안 협의(2018.4.5, 태국)
- 농진청-가나, 코피아(KOPIA) 센터 설치 업무협약(2018.3.21)

※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Korea Program on International Agriculture)

농촌진흥청이 주관하는 해외농업기술개발 사업으로 개도국에 대한 맞춤형 농업기술지원과 자원의 공동개발을 통한 협력 대상국의 농업생산성 향상을 유도해 농업발전에 기여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음

※ KOPIA센터 설치 국가
- 아 시 아(9) :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캄보디아, 필리핀, 스리랑카, 태국, 몽골, 라오스
- 아프리카(7) : 케냐, 알제리, 에티오피아, 우간다, 세네갈, 짐바브웨, 가나(예정)
- 중 남 미(5) : 파라과이, 볼리비아,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니카라과

주요경력

2018. 01 : 현재 농촌진흥청 차장
2017. 03 : 기술협력국장
2016. 03 :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장
2013. 05 :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
2008. 10 : 국립식량과학원 간척지농업과장         
연구정책국 첨단농업과장?연구운영과장
기획조정관실 녹색미래전략팀장
캄보디아 코피아(KOPIA)센터 소장
2002. 03 : 호남농업시험장 계화도출장소장
작물과학원 유전육종과, 연구개발국 연구정책과
국제미작연구소(IRRI) 파견(연구관)
1987. 08 : 호남작물시험장 수도과(연구사)

상훈

- 대통령표창(식량생산 유공, ‘04)
- 캄보디아 정부훈장(농업유공, ’11)
- 세나디라 벼 국제학술상(국제미작연구소, ‘10)
- 제1회 농업연구대상(농촌진흥청장, 연구관특별승진,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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