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농생명 연구 현장 - 전북농기원 종합분석센터

전라북도가 농업 연구 및 생산 등에서 농생명 집적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일반에게는 농생명 연구가 생소하다. 전라북도 도민에게 역시 그렇다. 이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및 시군기술센터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농생명 연구 결과를 확인했다. 도내 농생명 연구 현장에서 결과물이 농가에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파급력이 향후 전북 농업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예상해 본다. 해당 연구를 진행했던 연구원들에게 향후 전북 농생명 산업이 가야 할 방향도 물어 봤다./

◆종합분석센터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종합분석센터는 2011년 신축돼 농업환경자원 분야와 농식품 가공소재 관련 연구와 민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1층 종합분석실은 정밀분석 및 측정 장비 16종을 포함, 98종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분석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잔류농약 320성분, 중금속 7종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농업 환경자원에 대한 보존과 안전농산물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6개 분야에 대한 공인분석기관이기도 하다.
인증분야와 관련법을 살펴보면 토양검정기관, 농업용수검사기관과 친환경인증 분석기관은 친환경농어업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지원에 관한 법률(친환경농어업법), GAP인증 분석기관은 농수산물품질관리법, 농약시험연구기관은 농약관리법, 비료시험연구기관은 비료관리법에 따라 지정된다.
종합분석센터는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하는 분석숙련도 시험에 매년 2회 참여해 분석정밀도 신뢰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 

◆민원분석 지원

종합분석센터는 농업인 영농지원, 지자체 및 국가기관 업무, 비료생산업체와 농업연구자를 위한 분석을 지원하는데, 주로 토양, 비료, 농업용수, 잔류농약 및 중금속 등에 대해 수행하고 있다.
종합분석센터는 2011년부터 매년 약 2,000건씩, 총 1만4,000여건의 민원 분석을 해결하고 있다.
친환경 및 GAP인증을 받기 위한 토양 및 농업용수 검사와 농산물안전성 검사, 비료생산업체의 등록 및 판매를 위한 품질관리 등에 필요한 분석을 지원한다.
특히, 농업인과 지자체에서 의뢰하는 경우 무료로 분석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수수료로 환산할 경우 14억4,2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종합분석센터는 아울러 토양이나 농업용수의 중금속 함량이 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친환경과 GAP인증을 신청할 수 없도록 하고, 농산물에서 중금속이나 잔류농약이 검출되는 경우 전량 폐기하도록 엄격한 관리도 병행한다.
  
◆분석교육 지원

농촌진흥청 주관 전국 시·군농업기술센터 종합검정실의 신규 담당자 교육과정 중 토양검정 실습교육을 연 3회 지원하고 있으며, 전라북도 14개 시·군 종합검정실 담당자를 대상으로 토양검정, 농산물안전성(잔류농약 및 중금속), 영농현장진단·처방 교육을 연 1회 실시하고 있다.
종합분석센터는 또한 교육수요자 요청에 의한 실습교육도 수시로 진행한다.
교육을 통해 전북 14개 시·군농기센터 종합검정실에서 토양검정을 통한 비료사용 처방서를 연간 5만여건 발급하고, 분석 자료를 흙토람(토양환경정보시스템)에 DB화하고 있다.  

◆새만금 노출지 제염

새만금 방조제 및 내부 방수제 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노출지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용기술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새로운 간척지는 같은 지구 내에서도 염류농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제염 및 재염화 방지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새만금 노출지를 새만금종합계발계획에 따라 활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계획된 용도로 활용하기 전까지 제염을 촉진하고, 토지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경관작물이나 사료작물 등을 재배해야 한다.
장기간 노출되는 동안 강우에 의해 제염이 될 수 있지만, 새만금 간척지는 지하수위가 높기 때문에 제염된 후에 재염화 될 수 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
이에 농업환경자원실 안병구 박사 연구팀은 재염화 억제, 토양침식 방지, 비산먼지 발생 억제,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 등을 감안해 사료작물 재배 예정지를 선정하기 위해 토양조사를 시작했다.
현재까지 노출된 지역 가운데 임대부지와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을 제외하고 접근하기가 용이하고 활용 가능한 면적을 대상으로 작물재배 후보지를 선정하기 위해 1차(2015. 3.) 5,020ha, 2차(2015. 9.) 4,528 ha를 대상으로 토양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노출지 토양의 입자분포는 평균 모래 83.2%, 미사 8.6%, 점토 8.2%였고, 토성은 사토 40.8%, 양질사토 35.5%, 사양토 19.7%로 이뤄져 있었다. 조사한 토양화학성 가운데 일반농경지(밭) 적정범위에 초과한 성분은 pH, ECe, 교환성 칼륨, 마그네슘이었고, 적정범위 보다 낮은 성분은 유기물함량, 유효인산, 교환성 칼슘이었다.
조사 자료를 토대로 염류토양 분류기준에 따라 분류하면 sodic 토양 41.4~50.0%, saline sodic 토양이 16.4~31.8%로 나타났다.
안병구 박사팀은 이러한 기준을 적용해 논이나 밭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염분 0.3% 이하 면적이 2,484 ha임을 산출했고, 이 가운데 우선 작물재배가 용이한 군산 하제, 김제 진봉, 부안 하서 지역 650ha에 조사료단지를 조성해 2016년 29억원의 사료작물을 수확했고, 이후에 재배면적을 1,000ha 이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경축순환농업체계 구축 

전라북도 가축사육두수는 5,587만3,000마리(2016년 기준 소 5만6,519, 돼지 128만3,817, 닭·오리 5,334만1,491, 기타 119만807)이고, 이들의 마리당 1일 분뇨발생량(한·육우 13.7 kg, 젖소 37.7 kg, 돼지 5.1 kg, 닭·오리 0.12 kg/일)을 바탕으로 연간 가축분뇨 발생량을 환산하면 699만톤 정도다.
이 중 81.1%(566만톤)는 퇴비화, 8.6%는 액비화로 재활용되고, 8.3%는 정화방류 처리되고 있으며, 2.0%는 기타 처리되고 있다.
전북 농경지 면적은 2016년 기준 20만3,559 ha(논 13만2,160, 밭 4만7,423, 과수원 1만6,194, 시설 117ha)이고, 농경지 토양유기물 함량을 고려해 투입해야 할 퇴비소요량을 산출하면 약 271만톤(논 159, 밭 76, 과수원 24, 시설 12만톤)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매년 발생되는 가축분뇨를 농경지에 투입하는 것으로 가축분뇨를 100% 처리하려면 전북에 현재의 두 배 면적의 농경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2016년 전북농협을 통해 유통된 가축분퇴비는 약 40만톤 정도뿐이다. 다량으로 소요될 수 있는 논에서 사용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퇴비의 입자형태가 분말이어서 사용하기 불편하고, 논에 살포하고 물을 대면 수면위로 떠올라 유실되며, 다량을 살포해야 하기 때문에 가축분퇴비 대신 화학비료나 유박비료를 선호하고 있다.
따라서 전북 50개 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가축분퇴비를 악취 없이 효율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경축순환농업에 대한 연구를 안병구 박사팀이 2016년부터 시작했다.
연구내용은 ▲가축분퇴비 제형화 및 품질개선 ▲벼와 원예작물 재배를 위한 가축분입상퇴비 활용기술 ▲가축분퇴비 사용에 따른 수질환경영향평가 ▲새만금 간척지에서 가축분퇴비 활용 기술개발 등 총 9개 세부과제로 구성했다.

◆연구결과

연구 결과 안병구 박사팀은 가축분 분말퇴비를 수분 22~28%, 입상크기 4~6mm로 설정했으며, 기존 가축분 분말퇴비의 비료성분을 조절해 벼, 고추, 수박 맞춤형 입상퇴비를 개발했다.
벼 맞춤형 입상퇴비를 사용해 수확한 쌀 수량은 화학비료 대비 98% 수준의 수량을 얻었고, 고추의 경우 화학비료 대비 166.9%의 수량을 얻었다. 수박 맞춤형 입상퇴비는 개발이 완성돼 현재 수박재배에 사용해 효과를 검정하고 있다.
또한 도내 50개 업체에서 생산되고 있는 가축분퇴액비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비료공정 규격에 없는 비료성분 등을 조사해 가축분퇴비를 화학비료나 유박비료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비료성분량 표시제를 도입하도록 정책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안병구 박사팀은 가축분 입상퇴비를 제조하는 업체와 이를 사용하는 농가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실시해 상호 경축순환자원 확대 가능성과 수익창출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그 결과, 분말퇴비의 손익분기량은 21만포, 입상퇴비는 2만포대였고, 3만포대로 늘릴 경우 수익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상퇴비의 향후 가능성에 대해 생산업체와 농가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친환경 벼 재배를 위한 가축분 입상퇴비의 화학비료 대체효과를 검정한 결과, 입상퇴비만을 사용할 경우 97%, 입상퇴비를 화학비료와 혼합할 경우 102%의 수량을 얻을 수 있었다.              
유기농 벼 재배에 가축분 입상퇴비를 활용하기 위한 사용방법을 설정한 실험에서는 벼를 이앙하기 25일전에 살포할 경우 쌀 수량이 가장 많았다.  
입상퇴비를 이용해 배추를 재배할 경우에는 가축분 입상퇴비 25%와 화학비료 75% 비율로 혼합 사용하면 표준재배(화학비료 사용) 수량의 98%를 얻었고, 가축분입상퇴비를 50으로 확대했을 경우 86% 수준의 수량을 얻어 화학비료 대체 가능성도 확인했다. 
특히, 안병구 박사팀은 새만금호 수질보전을 위해 논에서 가축분퇴·액비 사용에 따른 수질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논 유출수의 질소는 분말퇴비 > 액비 > 화학비료 > 입상퇴비 순이었고,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은 분말퇴비 > 액비 > 화학비료=입상퇴비로 나타났다.
밭에서 가축분퇴액비를 사용할 경우에 유출수의 BOD는 액비 > 분말퇴비 > 입상퇴비 > 화학비료, 총 질소는 분말퇴비 > 액비 > 화학비료 >입상퇴비, 총 인은 분말퇴비 > 화학비료 > 액비 >입상퇴비 순이었다. 총 질소의 토양 침투량은 액비 > 분말퇴비 > 입상퇴비 > 화학비료 순이었다.
안병구 박사팀은 신 간척지의 친환경재배단지 조성을 위해 가축분 입상퇴비를 활용한 조기 농지화를 추진하는 연구를 앞으로 5년간 수행할 계획이다.

◆연구 효과

안병구 박사팀은 연구를 통해 사료작물 재배적지를 선정해 새만금 노출지의 비산먼지 발생과 토양 침식을 억제하고, 조사료 수입대체 효과를 얻어냈다.
또한 2023 세계잼버리대회를 맞아 조성할 수목원과 경관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토양자료를 구축하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15년에 조사한 전라북도 양분수지 분석 결과, 질소 초과율이 154.6%, 인산은 120.3%로 나타났다.
양분 공급 요인이 가축분뇨가 질소는 43.2%, 인산은 68.7%를 차지한다고 했다.
안병구 박사는 "그동안의 연구는 향후 시행될 지역단위 양분총량제 도입에 대비해 전라북도의 경축순환자원 활용체계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현재 가축분 입상퇴비 생산업체를 현재 4곳에서 6곳으로 확대하기 위해 농협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 농생명 산업 방향

안병구 박사 연구팀은 새만금 노출지의 토양조사를 위해 한정된 인력으로 4륜바이크와 개조한 콤바인 등을 활용해 8,700개 지점의 토양을 채취해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료 생산단지가 조성되고 양질의 사료가 생산되는 성과를 냈다.
또한 안 박사 연구팀은 가축분 입상퇴비가 전량 수입자재로 만들어지고 있는 화학비료나 유기질비료(유박)를 대신할 수 있어 자원 재활용과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었던데 대해 경축순환농업 연구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안병구 박사는 "새만금 신 간척지에서 친환경 농산물 생산단지 조성을 위한 지속적인 조기 농지화 및 활용 매뉴얼 개발, 경축순환자원을 활용한 순환농업의 체계 구축을 통해 안전한 농산물 생산과 공급 기반이 만들어짐에 따라 전북도의 중요한 역할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농생명 연구는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분야가 아닌 지속적인 인력과 예산이 투입돼야 가능한 분야다. 따라서 지역 대학에서는 인재양성을, 연구기관은 새로운 정책 개발을 위한 연구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황성조기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취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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