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이 손님맞이를 위한 새 단장을 마치고 25일 언론에 공개됐다.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마주하는 데다, 분단 이후 북한 최고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처음으로 남쪽을 방문한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장 집기 하나에도 의미를 담아 준비했다.

회담장 내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슬로건인 ‘평화, 새로운 시작’에 맞춰 남북 화합의 의미를 담은 장소로 탈바꿈했다.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회담장에 나란히 입장한다. 회담장에 들어서면 호두나무로 만들어진 폭 2018mm의 긴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마주 앉는다. 두 정상의 거리 2018mm. 한반도 평화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2018년을 뜻한다. 테이블 다리는 궁궐의 교각 난간 형태를 본떠서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청와대는 “휴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사각 테이블 대신 타원형 테이블을 놓았다”고 설명했다.

테이블 양측에는 각각 7개씩 총 14개의 의자가 놓였다. 그 중 남북 정상이 앉을 흰색 의자는 등받이 최상부에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까지 담긴 한반도 문양을 새겨 넣었다.

자리 배치는 테이블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과 우리측 대표단이 왼쪽, 김 위원장과 북측 대표단이 오른쪽에 앉는다.

회담장 배경이 되는 벽 그림은 금강산으로 채워졌다. 기존 한라산 그림을 대신해 금강산 작가 신장식 화백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렸다. 청와대는 “2008년 이후 가지 못하는 우리민족의 명산이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회담장 바닥에는 푸른 카펫을 깔아 한반도 산천의 푸른 기상을 떠올리게 했고, 양쪽 벽에는 전통방식으로 짜 맞춘 12폭의 전통창호문를 설치해 한옥의 느낌을 살렸다. “견고한 남과 북의 신뢰 관계가 전통창호처럼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라는 뜻”이라고 청와대는 소개했다.

평화의집은 전체 3층 건물로 두 정상이 공동 입장해 환담을 나누고 방명록을 작성할 1층은 ‘환영과 배려’, 회담장인 2층은 ‘평화와 소망’을 담아 꾸며졌다. 공식 환영만찬이 있을 3층 연회장은 청보리밭 푸르름을 표현한 하얀 벽과 청색 카펫으로 연출했다.

또 평화의집 꽃장식에는 삭막하고 추운 겨울을 극복한 한반도의 봄을 상징하는 DMZ 일대에 자생하는 야생화와 고결한 마음의 매화, 평화라는 꽃말을 가진 데이지, 우정의 박태기 나무, 제주의 유채꽃, 화사한 모란 등이 달항아리에 꽃꽂이 된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최홍은기자·hii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