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되던 전북교육감 선거가 불이 붙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진보-보수’ 논쟁이다. 이미영 후보가 ‘가짜 진보’를 비판하고 ‘진짜 진보’를 주장하면서 시작된 사태는 여러 갈래의 논쟁을 불렀다. 과연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의 구분이 필요한지, 진보 후보 적임자가 누구인지라는 궁금증과 함께 보수 후보는 누구냐 하는 문제로 번져갈 기세다.
‘진보 교육감’이란 용어는 시대적 산물이다. 현직 전국 교육감은 진보 13명, 보수 4명으로 성향이 구분된다. ‘진보 교육감’이 전국적인 관심사로 등장한 것은 보수 정권인 이명박-박근혜 정부 아래에서였다. 이전까지 교육계는 다른 사회분야에 비해 비교적 보수적인 성향을 띄어 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아래에서도 전북 교육감은 보수적인 성향의 최규호 교육감이었다. 이런 기류가 변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커지면서다. 결국 보수정권의 교육정책을 반대했던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진보 교육감’이 주목을 받은 것이다.
특히 진보 교육감과 보수 교육감은 그동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첨예하게 경쟁했다. 그런 만큼 현재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보수 구분이 비교적 뚜렷한 지역은 서울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보수 후보들이 단일화를 앞두고 있다. 진보 교육감 후보단일화는 ‘2018 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가 추진하고 있고 보수 교육감 후보단일화는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 등이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각 후보의 유불리 계산을 떠나 ‘진보-보수 교육감’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이 매번 선거 때 중요한 선택 기준의 하나로 작동해 왔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각 후보들이 자신들의 이념을 숨기지 않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은 정책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도내에서 출사표를 던진 교육감 예비 후보들 가운데 자칭 ‘보수’는 한 명도 없다. 대부분을 스스로를 ‘진보 또는 진보성향’이라고 규정한다. 일부에서는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촛불이 그 어느 지역보다 뜨거웠던 전북이기에 모두가 진보를 표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진보-보수 대결 없는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 선택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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