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둘레길은 2009년부터 ‘백제의 숨결, 익산둘레길’이란 테마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함라산을 1코스 시작해 강변포구길과 무왕길을 따라 64km의 둘레길이 처음 조성됐고, 이후 2011년도에 미륵산길과 성당포구길, 용화산길 총 35km의 3개 코스가 추가돼 현재 99km에 이르는 6개 코스가 완성됐다.

익산 둘레길 크게 두 개 권역을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1~3 코스는 웅포관광권역에 4~6 코스는 백제역사유적지구권역에 자리하고 있다. 익산둘레길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데, 웅포관광권역은 주로 최북단야생차군락지와 같은 생태에 관련된 코스가 주를 이루는 반면, 백제역사유적지구권역은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지 등 익산의 문화와 역사에 관련된 코스가 주를 이루고 있어 각 코스마다의 특징들 역시 뚜렷하다.

각 코스의 거리 또한 길게는 약 27km부터 짧게는 1.8k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코스로 구성이 돼 있어 둘레길 초보자들도 부담이 없이 즐길 수 있다. 더욱이 미륵산길과 용화산길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코스는 자전거 코스도 같이 조성돼 있어 걷기,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는 두 가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3코스: 성당포구길 - 10km】

성당포구 → 용두리 쉼터 → 나바위 쉼터

아이들과 함께하면 즐거움이 배가 될 수 있다. 성당포구에서 용두리 쉼터로 향하는 길을 따라 용안생태습지공원이 길게 늘어져 있다. 4.7km에 이르는 생태공원 뚝방길은 이제 바람개비 길로 다시 태어났다.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이 보인다. 대청댐에서 시작해 부여를 거쳐 성당포구와 웅포를 지나 군산까지 이르는 금강 종주 자전거길 코스로도 유명하기 때문이다. 금강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이 이마와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식혀준다. 넘실대는 바람에 바람개비가 억세게 돌아간다. 바람개비 길을 지나면 시원한 금강의 물줄기를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는 용두리 쉼터가 나온다. 잔잔히 흐르는 물줄기에 그간 근심 걱정을 흘려보내고 싶다.

<성당포구>

조선 영조 때 나라의 세곡을 모아 보관·관리하던 성당창이라 불리던 조창이 있던 포구이다. 때문에 고종 32년 성당창이 폐창되기 전까지 조운을 통해 크게 번창했던 마을이다. 현재는 2013년 7월에 성당포구 금강체험관이 개관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즐길 수 있어 익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성당포구 체험과 주변에는 전북 기념물 제109호 지정된 은행나무와 수령 600년이 넘은 당산 나무가 있으며, 포구 샛강 바로 건너편으로 용안생태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나바위 쉼터>

우리나라 최초 신부, 김대건 신부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나바위성당은 한국식과 서양식 건축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형태의 건축물로 1987년 7월에 국가문화재 사적 제318호로 지정됐다. 성당 앞면은 고딕양식의 3층 수직종탑과 아치형 출입구로 꾸며져 있고, 지붕과 벽면은 전통 목조 한옥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4코스: 무왕길 ? 26.7km】

익산쌍릉 → 익산토성 → 미륵사지 → 구룡마을 대나무 숲 → 서동공원 → 고도리 석불입상 → 왕궁리유적전시관 → 제석사지 → 서동생가터 → 익산쌍릉

무왕길. 이름에서도 직감할 수 있듯이 무왕길은 무왕과 관련된 역사의 흔적들을 둘러볼 수 있다. 더욱이, 왕궁리유적지 발굴에 따라 무왕대 익산 천도설이 설이 아닌 역사적 사실이었음이 뒷받침되고 있어 그 의미가 더하다 할 수 있다. 새롭게 조명되는 역사 앞에서 잔연히 숙연해진다. 백제 무왕의 꿈이 서려있는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지 유네스코 세계유산과 제석사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코스이다. 또, 익산토성은 삼국시대와 그 이후에도 익산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요충지였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더불어, 삼국유사에 기록된 서동탄생의 장소인 ‘마룡지’ 역시 둘러볼 수 있다.

<익산쌍릉>

석왕동에 있는 익산쌍릉은 무왕과 선화공주가 잠들어 있다고 추정되는 곳으로 대왕릉과 소왕릉으로 이뤄져있다. 북쪽에 있는 대왕릉과 남쪽에 있는 소왕릉은 걸어서 3분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두고 있다. 쌍릉 주변으로 소나무가 둘러져 있는데 마치 왕을 호위하는 병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익산토성>

익산토성은 무왕인 서동이 마를 캐던 오금산에 있다고 해 ‘오금산성’이라고 불리고, 고구려가 멸망한 뒤 안승(보덕왕)이 금마저에 수도를 두었다 해 ‘보덕성’이란 별칭도 갖고 있다. 익산토성의 둘레는 약690m이고, 남문이 있었던 골짜기는 석축하고 나머지는 토성으로 축조했다. 성내에는 남문지와 수구지, 건물지 등의 시설들이 남아있다.

<미륵사지>

삼국유사 2권 무왕조(武王條)의 기록을 보면 ‘백제 무왕이 왕비와 함께 사자사(獅子寺)로 향하고 있는데, 큰 연못 속에서 미륵삼존불(彌勒三尊佛)이 나타나자 왕비가 이곳에 절을 세우기를 소원하여 못을 메우고 탑과 법상, 미륵삼회전, 낭무(廊?)의 건물을 건립하고 미륵사라 이름지었다.’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동양최대의 절터, 국내 유일 삼탑삼금당 배치, 가장 오래된 석탑(미륵사지 서탑 - 목탑형식의 석탑)이 등의 다양한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구룡마을 대나무 숲>

인기드라마 ‘추노’와 영화‘최종병기 활’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5만㎡의 드넓은 대나무 숲의 푸르름이 힘든 둘레길 여정의 여독을 말끔히 날려준다.

<서동공원>

지도연못’이라 불리는 금마저수지를 끼고 있는 서동공원. 산과 못을 모두 갖추고 있어 주말이 되면 가족과 연인들의 나들이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더욱이 선화공주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인 서동설화를 6개의 조각으로 표현한 서동요조각과 백제무왕의 동상, 12지신상 조각을 비롯해 97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기념 대한민국 환경조각대전에 출품된 작품 등 총 98점의 조각들이 공원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고도리석불입상>

칠월칠석이 되면 오작교에서 사랑을 나누었던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한국판 스톤헨지(?)에도 전해지고 있다. 금마면 고도리에 도착하면 200m 사이를 두고 약 4m정도에 이르는 불상 두 개가 우뚝 서 있다. 두 개의 불상은 각각 남자와 여자로, 두 불상 사이에 옥룡천이 흐르고 있어 평상시에는 만나지 못 했다 섣달 그믐날 밤 자정이 되면 옥룡천이 꽁꽁 얼어붙어, 그 위에서 사랑을 나누고 새벽닭이 울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왕궁리유적지&전시관>

왕궁리5층석탑이 넓은 옛 궁터 위에 웅장히 솟아있다. 면적은 21만 6,862㎡에 이른다.

왕궁리유적지는 우리나라 고대 왕국 처음으로 왕궁의 외곽 담장과 왕이 정사를 돌보거나 의식을 행하던 정전건물지를 비롯한 14개의 백제 건물지와 정원유적, 금, 유리, 동 등을 생산하던 공방지, 우리나라 최고의 위생시설인 대형화장실 유적 등이 발견되어 백제 시대 왕궁의 구조 및 생활상 조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왕궁의 부엌터로 추정되는 곳이 발굴됐으며, 지금도 발굴 작업이 한창이다.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석사지>

왕궁리유적지에서 동쪽으로 1.4km 떨어진 궁평마을에 사적 제405호 제석사지. 무왕이 왕궁평으로 도읍을 옮기기 위해 성을 쌓을 무렵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期) 내용을 보면 ‘제석사는 백제 무왕대에 창건된 사찰로서, 정관13년 (무왕 40년, 639)에 벼락으로 불타버렸으나, 탑 아래 넣어두었던 불사리와 금강반야경을 넣었던 칠함이 보존되어 다시 사찰을 짓고 안치했다.’라고 전해진다. 현재는 터만 남아있다. 목탑터, 강당터, 회랑 등을 2007년부터 시작된 발굴조사로 확인했으며, "帝釋寺(제석사)"라는 글자가 새겨진 명문기와가 출토됐다.

<서동생가터>

백제 무왕 서동이 태어난 곳으로 추정이 되는 곳이다. 연방죽이라는 넓은 못이 있고, 그 한편으로 마룡지라 불리는 곳이 있다. 삼국유사 무왕조를 보면 ‘무왕의 이름은 장(璋)이고, 그의 어머니는 과부로, 서울남쪽 연못가에 집을 짓고 살았는데, 연못 속 용과 정을 통해 장(璋)을 낳았다.’고 전해내려 온다. 그 연못의 이름이 마룡지이다.

집의 흔적은 없으며, 마룡지 동편에서 백제시대의 기와가 다량 출토됐다.

【5코스: 미륵산길 - 18km】

미륵사지 → 간재선생묘 → 장암마을 → 미륵산성 → 구룡마을 → 미륵사지

5코스는 미륵사지 뒤에 우뚝 솟은 미륵산이 중심이다. 미륵사지를 출발해 다시 미륵사지로 돌아오는 둘레길 코스는 미륵산 주변을 돌아 5코스의 백미인 미륵산성까지 오 오를 수 있다. 미륵산성은 고조선의 준왕 창건설과 백제 무왕대 창건한 성이라는 설이 공존하지만, 그런 축조시기에 대한 논의는 잠시 접어두고, 표고 430m의 산 정상위에 약 2km 규모의 견고한 성의 거대함과 웅장함에 성을 쌓아올린 우리 선조들의 기술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경이롭기까지 하다. 조용히 산의 주변을 돌아가는 길과 산속의 고즈넉한 산사가 둘레길 여행에 운치를 더해준다.

<미륵사지>

삼국유사 2권 무왕조(武王條)의 기록을 보면 ‘백제 무왕이 왕비와 함께 사자사(獅子寺)로 향하고 있는데, 큰 연못 속에서 미륵삼존불(彌勒三尊佛)이 나타나자 왕비가 이곳에 절을 세우기를 소원해 못을 메우고 탑과 법상, 미륵삼회전, 낭무(廊?)의 건물을 건립하고 미륵사라 이름지었다.’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동양최대의 절터, 국내 유일 삼탑삼금당 배치, 가장 오래된 석탑(미륵사지 서탑 - 목탑형식의 석탑)이 등의 다양한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간재선생묘>

간재 전우선생의 묘소는 전라북도기념물 제23호로 1974년 지정됐다. 조선 후기 성리학의 덕망이 높았던 간재 전우 선생은 관직에 잠시 머물렀으나, 곧 사의하고 학문 연구와 후학양성에 매진한 조선후기의 대표적인 성리학자이다.

<장암마을>

넓은 바위가 많아 장암마을이라 불렸다고 전해진다. 마을 위쪽으로 통일신라시대 문성왕대에 창건됐다고 추정되는 심곡사가 있다. 이 심곡사에서는 매년 근세 다섯명의 명창 중 한 명인 정정렬 명창을 기리기 위한 ‘떡목공연’이 열린다.

<미륵산성>

고조선의 준왕이 세운 성이라 해 ‘기준성’으로도 불린다. 1973년 전라북도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됐으며, 표고 430m의 미륵산 최고봉인 장군봉과 동쪽 계곡을 둘러쌓은 석성이다. 산 정상에서 산 능성을 따라 만들어 졌으며 그 길이가 1,822m, 높이 4~5m, 폭이 약5m로 익산 최대산성이다.『신증동국여지승람』은 이 산성의 규모가 둘레 3,9000척이고 높이가 8척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구룡마을>

인기드라마 ‘추노’와 영화‘최종병기 활’의 촬영지로 유명한 대나무숲이 있는 마을이다. 대나무숲의 면적은 5만㎡에 이른다.

【6코스: 용화산길 - 7km】

서동공원 → 대나무숲길 → 편백나무쉼터 → 가람이병기선생생가

6코스의 스토리는 주제는 ‘인물’이다. 백제의 중흥을 꿈꾼 무왕과 황진이와 사랑을 나눈 소세양, 백세지사(百世之師)란 칭호가 아깝지 않은 가람 이병기 선생을 만나볼 수 있다. 서동공원에서 무왕을 대나무 숲길을 지나선 소세양, 마지막으로 이병기 선생의 생가에서 가람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무왕, 소세양과 이병기선생 모두 익산을 대표하는 인물들이기에 6코스의 의미가 더하다.

한편, 가람 이병기선생의 생가는 소박한 안채와 사랑채, 아담한 정자와 연못 등 조선시대 말기의 선비 가옥의 전형적인 배치를 따르고 있다. 또, 가옥 옆에 우직히 서서 수호신 마냥 생가를 지키는 듯 한 탱자나무도 유명한데, 이 탱자나무는 높이만 해도 무려 5m에 달하고 그 수령도 200년 정도 된다고 하니, 그 역시 6코스의 볼거리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서동공원>

‘지도연못’이라 불리는 금마저수지를 끼고 있는 서동공원. 산과 못을 모두 갖추고 있어 주말이 되면 가족과 연인들의 나들이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더욱이 선화공주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인 서동설화를 6개의 조각으로 표현한 서동요조각과 백제무왕의 동상, 12지신상 조각을 비롯하여 97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기념 대한민국 환경조각대전에 출품된 작품 등 총 98점의 조각들이 공원을 가득 채우고 있다.

<대나무숲길>

서동공원을 출발해 대나무숲길을 지나면 소세양신도비를 만나게 된다. 소세양은 조선중기의 문신으로 형조 ·호조병조 ·이조의 판서를 거쳐 우찬성(右贊成)까지 지낸 인물이다.

아울러, 조선 당대 최고 명기인 황진이의 사랑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조선후기 문신이었던 임방이 저술한 『수촌만록』에 소세양과 황진이의 사랑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가람이병기선생생가>

한국의 대표적인 국문학자이자 시조작가인 가람 이병기선생이 태어난 곳이다. 가람 이병기 선생은 주시경 선생과 함께 ‘조선어연구회’를 조직하여 활동하였으며, 일제의 창씨개명 강요에도 끝까지 굴하지 않고 거부하셨다. 저서로는 ‘국문학전사’ ‘역대시조선’, ‘가람문선’ 등이 있다.

백제의 향기와 무왕의 자취를 느낄 수 있는 곳. 금강이 휘돌아 서해로 나가기 전 큰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곳.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떠나는 익산으로의 여행을 즐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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