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감 후보 대다수는 정시(수능) 확대에 부정적인 걸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를 국가교육회의로 넘겨 결정할 계획인데 핵심논의사안은 ▲수시와 정시 적정비율▲수시와 정시 선발시기 통합 여부▲수능평가방식이다. 전북교육감 후보 대부분은 2015개정 교육과정에 맞는 학교교육 정상화와 공정하고 단순한 입시를 기준으로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 중인 교육과정은 경쟁과 시험을 넘어 적성과 진로를 고려한 창의토론형 교육을 지향한다.

정시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수시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과 관련, 후보 7명 중 6명은 수능비중을 늘리는 데 반대했다. 대입제도는 학교교육과 직결, 수능 비율을 높이면 학교교육은 문제풀이식으로 돌아가고 줄세우기 경쟁이 가열될 거라 했다. 전북은 농산어촌이 많아 다양한 전형이 있는 수시가 유리하다고도 했다.

유일하게 찬성한 이재경 전 전주교육장은 “수시는 3학년 1학기까지만 내신을 반영하기 때문에 수시가 늘면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을 진행하기 어렵다. 공부만 제대로 시킨다면 정시가 늘어도 전북이 불리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수시와 정시 선발시기 통합은 6명이 찬성했다. 학생들이 최대 6번의 수시를 준비하느라 파행되다시피 한 3학년 2학기 교육과정을 정상화하고, 수능 결과 확인 후 지원할 수 있어 예측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입시 준비기간(6→4개월)이 짧을수록 사교육 개입 여지가 줄고 경제력 및 정보력으로 인한 격차 또한 감소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단 유광찬 전 전주교대 총장은 “기간을 합치면 전형기회(현재 최대 9회)가 줄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지금처럼 기간을 달리하고 더 다양한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면서 반대했다.

첨예하게 엇갈려온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은 후보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과정실현을 이유로 절대평가를 찬성하는 이들(5명)도 수능 변별력 약화에 따른 대안은 제각각이다.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이미영 전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전문위원은 원점수 일부 반영을 제안했다.

김 교육감은 또 “대학에서 자체 고사로 변별력을 가지려 할 거다. 무분별하다면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는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뽑을 수 있는 특색 있고 다양한 전형을 준비해야 한다. 이는 과거 본고사와 다르며 세계적인 대학들이 시행 중이다. 대학이 건강한 마인드를 가지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줄세우기를 막는다”고 주장했다.

반대한 유 전 총장은 “변별력이 없어 또 다른 변별요소를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외 학종을 정규 교육과정 중심으로 단순화하는 데도 대개 동의했다. 그러나 황호진 전 OECD 대한민국 대표부 교육관은 “항목이 줄수록 공정성에 휘말리고 사교육 여지도 증가하기 때문에 단순화를 반대한다. 근본적 문제는 수시와 정시 모두 준비하느라 정시에 비해 수시 대비가 미흡한 거다. 학종을 좀 더 준비하면 된다”고 밝혔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하는 것에 대해 “고교 서열화를 막고 지역 및 농어촌 고교를 정상화한다”며 5명이 긍정했다. 천 교수는 “입학할 땐 농어촌 전형 학생들이 일반 전형 학생들보다 수능등급이 다소 낮았는데 졸업할 땐 다른 걸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

반면 유 전 총장은 “폐지하면 학생 간 학력차가 생기고 대학 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 대학은 또 다른 제재를 만들 수밖에 없다. 학생에게 좋은 게 없다”면서 반대 의사를 전했다. 이 전 교육장은 대학에 맡길 문제라고 했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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