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000리길 중 군산의 두 번째로 소개하는 길은 구슬뫼길이다. 전국 걷기꾼들에게 군산을 각인시킨 구불길의 여러 코스 중에서도 생태적인 느낌이 가장 강력한 길을 꼽으라면 4길 구슬뫼길을 들 수 있다. 구슬뫼길은 자연생태탐방 명소인 군산저수지를 중심으로 여러 갈래의 길이 나 있음에도 청정원시림과 같이 잘 보존된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쌍천 이영춘 박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고, 걸으면서 만나게 되는 동네 벽화가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구슬뫼길을 함께 걸어보자.

구슬뫼길은 총 8.1㎞로 이뤄졌으며, 소요시간은 155분이다. 옥산면서무소를 시작으로 군산호수제방-청암산-척동마을-우동마을-청암산오토캠핑장-남내마을-옥산맥섬석 허브한증막의 코스로 이뤄졌다.
구슬뫼길은 군산저수지를 지역민들이 ‘옥산(玉山)저수지’라고 부르는 것을 한글로 풀어낸 이름이다. 이 길의 핵심 구간은 저수지 수변길이다. 그래서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걷기꾼들은 주로 저수지 제방 아래 주차하고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 걷는다.
1939년 논과 길의 수몰로 구슬뫼길의 주요 배경이 된 군산저수지가 탄생했다. 일제시대 벼농사용 저수지로 사용됐으며, 그로부터 30년 뒤 군산저수지는 군산시민들의 식수가 됐다.
군산저수지는 1963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2008년 지정이 해제될 때까지 45년 동안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됐다. 이곳의 면적은 2.34㎢에 달한다.
큰 언덕이 없어 걷기 편한 군산저수지 수변길은 잘 정비된 오솔길이 저수지 연안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다. 한겨울에도 녹색을 뿜어내는 대나무 숲길이 곳곳에 펼쳐지는 덕분에 눈 내린 후의 겨울풍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곳은 청정원시림과 습지, 그리고 대나무 숲, 물속에서 자라고 있는 왕버드나무 군락 등 자연생태 탐방 요소가 가득하다. 청암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군산저수지와 군산시내를 한눈에 바라 볼 수 있으며, 멀리 남쪽으로는 만경강을 북쪽으로는 금강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군산저수지 언저리길은 겨울과 더불어 모내기 전에 물이 가득해 물버드나무가 반쯤 물속에 잠기는 봄에도 특별한 풍광을 그려낸다. 여름에는 울창한 숲 사이의 그늘 속을 걸을 수 있고, 가을에는 억새의 춤사위가 절정을 이룬다. 말 그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모든 생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군산의 대표 길이다.
한국관광공사 ‘2월의 걷기 좋은 여행길’ 10선에 선정된 구슬뫼길. 저수지의 여러 갈래로 갈라진 길 모두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잘 보존돼 있어 학생들에는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비교적 걷기에 쉬운 코스로 이뤄진 구슬뫼길에서 가족과 함께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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