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다섯 번째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는 뇌물수수,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원남용,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등 20여 가지다. 조사 최대 쟁점은 이 전 대통령이 110억원대에 달하는 불법 자금 수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다스의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후 입장문을 통해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말을 아껴야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며 “다만 바라는데,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조사는 오전 9시 45분께부터 시작됐으나, 혐의와 관련한 검찰 측 질문분량이 A4 용지로 100여 장이 넘는 만큼 밤샘 조사가 이어졌다. 모든 조사는 과정은 이 전 대통령 측의 동의에 따라 영상 녹화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조사 초반 다스 소유와 도곡동 땅 등 차명재산 의혹과 관련해 “나와는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장소인 서울 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진행됐으며, 송경호 특수2부 부장검사(29기),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29기)와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검사(32기)가 맡았다.

검찰은 이날 한 차례 조사를 끝으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전 대통령이 주요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경우 15일 새벽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최홍은기자·hiimnews@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