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꽃은 갤러리에서 먼저 만난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동백이 화폭에 담겼다.
  동백꽃을 전문적으로 그리며 2011년 국제박람회기구 BIE사무총장과 2014년 프란체스코 교황에게 작품을 직접 선물해 화제를 모았던 강종렬 화백 초대전이 25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주 교동미술관이 올해 들어 다섯 번째로 마련한 기획전시다.
  여수에서 활동하는 강종렬 화백에게 동백은 꽃 이상의 의미다.
  “동백은 여수의 상징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뿌리 같은 거다. 왜냐하면 동백은 겨울을 참고 견디는 힘이 있다. 이는 강인한 정신력이지 싶다. 반면에 동백은 고우면서도 수줍은 구석도 있다. 한편으로 동백꽃은 한 잎 한 잎 떨어지지 않고, 깨끗하게 통으로 떨어진다. 이런 게 나와 닮은 것 같다. 그래 '동백=나'로 본다. 동백을 그리는 건 내 자신을 그리는 것이다.”
  빛에 산란한 화려함을 강하고 섬세한 인상주의 기법으로 표현한 작가의 동백은 화려하지만, 동양의 정신을 머금고 있다.
  “실제로 동백 숲에 들어가면 어둡다. 동백 숲은 더 어두워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다른 숲도 그러겠지만, 특히 동백 숲은 검고 촘촘해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다. 어두운 동백 숲은 생명(빛)이 산란하는 듯한 느낌이어서 참 좋다. 뿐만 아니라 동백 숲 속의 동백 잎은 어둠 속에서 빛의 파장에 따라 수 만 가지 색깔로 변한다. 이 느낌이 좋아서 어둡게 표현했다.”
  박영택 경기대교수(미술평론가)도 “강종열은 색의 분할이나 점묘 등에 의지하지 않고 몸으로, 감각으로 체득한 숲의 변화, 빛의 산란, 깊이를 지닌 숲의 내·외부를 어떻게 가시화할 수 있는가를 집요하게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프랑스, 중국,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 국제적으로 전시회를 열어 국·내외 개인전 73회와 단체전 500회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는 ‘2018 전라도 방문의 해’를 기념한 전시다. 교동미술관 1, 2관 전관에 전시되어 전라남·북도의 예술문화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지역미술계의 미래성을 함께 모색한다.
  김완순 교동미술관장은 “강 화백은 자기 고유의 조형관이 확고한 원로작가이지만 꾸준히 실험적 작업을 시도하며 국내 미술계의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며 “화폭에 펼쳐진 빛깔의 향연을 통해 작가의 작품인생의 노력과 열정을 교동미술관에서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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