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예술적 정체성에 대한 커밍아웃입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이름을 떨치던 25년의 세월에 ‘바느질 공예가’로서의 인생을 더하는 곽인자(47). 그는 지난 2년간 바느질과 함께 했던 흔적들을 모아 첫 개인전을 열었다.
  어린 시절부터 손으로 만드는 일은 무엇이든 즐겼던 그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확고한 자기 영역을 구축하며 활동해 왔다. 하지만 20년을 넘기면서 또 다른 자아를 찾는 길에 나섰다.
  취미삼아 만든 작품(?)을 어느 갤러리 카페에 선보였고 호평을 받았다. 이 일을 계기로 전문적인 바느질 수업에 들어갔고 2년만인 지금 개인전을 열게 됐다.
  “처음엔 많이 망설였어요. 바느질을 공예로 보기보다는 가벼운 취미로 보는 시선도 많이 느꼈어요. 하지만 제가 활동하던 독서 모임을 통해 바느질 공예 작가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얻었어요.”
  그가 밝힌 메이크업과 바느질의 공통점은 세 가지. 첫 번째는 손. 미래 세계는 직접 손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이 각광받는 만큼 귀중한 재능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창의성. 순수하게 작업자의 창의적 능력에 따라 결과가 좌우 된다는 사실이다. 세 번째는 예술. 메이크업이나 손바느질 모두 예술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예술적 가치에 대한 자각은 그를 바느질 공예가로서 최선을 다하게 만든다.
  흔하게 보는 수국이지만 아름답다고 소문난 수국을 보기 위해 경남 고성과 부산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더 아름다운 수국을 천에 담기위해서다.
  감물, 먹물, 쪽물로 물들은 천위에 천을 덧대고, 수를 얹고, 바느질로 마무리하는 과정은 자연으로 스며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첫 개인전을 ‘자연스럽다’로 이름 지었다.
  그는 매년 한 차례 정도 개인전을 약속하며 자신의 바느질을 묵묵히 지켜보면서 응원해 주는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는다.
  전시는 28일까지 한옥마을 갤러리 백희에서 열린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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