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자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북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이 일어나 박수로 환호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도 함께 자리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개막한 평창올림픽에 대해 “우리의 미래 세대가 오늘을 기억하고 ‘평화가 시작된 동계올림픽’이라고 특별하게 기록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용평리조트 블리스힐스테이에서 각국 정상들이 참석한 평창올림픽 리셉션을 주최하고 이같이 말하고, 이어진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스물 세번째 겨울올림픽의 개회를 선언했다.

리셉션에는 방한한 각국 정상들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 등 국내외 주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방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리셉션 환영사에서 “지금 이 순간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지구촌에 이런 스포츠 대회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깊이 실감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 자리에 있기 어려웠을 분들도 있다.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평화를 위해 한 걸음 더 다다갈 수 소중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가 평창으로 보내온 우정을 '평화의 한반도'로 멋지게 보답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인 여자아이스하키 출전을 언급하며 “남과 북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했다. 2.7g의 작은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됐다”며 “이 곳 평창에서는 2.7g의 탁구공이 27년 후 170g의 아이스하키 퍽으로 커졌다. 스틱을 마주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가슴에 휴전선은 없다”고 설명했다. 평창올림픽의 평화메시지를 다시한번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국은 지금 공정한 사회를 꿈꾼다. 우리는 지난 겨울,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들었고, 이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공정함에 대해 다시 성찰하게 되었다”면서 “선수들의 공정한 경쟁이 다시 일상의 확고한 상식으로 스며들 수 있게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리셉션 후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으로 이동해 북한 김 상임위원장, 김여정 부부장과 첫 인사를 나누고, 앞뒤로 나란히 앉아 개막식에 관람했다.

한편 이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행사가 시작되고도 10분 가량 늦게 입장한 후 정상들과 악수만 나눈 채 5분 만에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김영남 북한 상임위원장과는 악수조차 나누지 않고 행사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측은 리셉션 한 시간 전에 미국 선수들과 약속으로 행사 참석이 어렵겠다고 알려왔고, 한미일 정상간 포토타임만 갖는 걸로 사전에 협의됐었다”며 일부에서 지적하듯 외교적 결례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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