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취미를 갖고 함께 즐기는 사람들 간의 모임을 ‘동아리’ 혹은 ‘동호회’라 부른다.
사회적 관계에 있어 현 시대 동호회는 공통된 주요 관심사를 두고 취미생활과 정보수집, 인맥구축 등 많은 긍정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직장 내 동호회 및 동아리는 직원간의 ‘소통’과 ‘화합’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내며, 개인의 발전을 넘어 조직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삶의 한 축을 담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0여명의 공무원이 생활하고 있는 전주시청에는 현재 30여개의 크고 작은 직장 동호회가 등록돼 있다.
하는 일도 근무하는 부서도 성별도 나이도 직급도 각기 다르지만, 같은 생각과 같은 취미 등을 공유하며, 서로의 단점을 보완함은 물론 장점은 극대화 해 ‘가정-직장-동호회’란 모범적 삶의 사이클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나아가 최근 시청 내 많은 동호회들이 개인 및 회원들의 즐거움이나 성취감을 넘어 본래의 직업의 의미를 되새기는 ‘대(對) 시민 봉사’의 활동을 펼치고 있어, 공무원으로서의 ‘봉사정신’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막춤이면 어때요? 함께하는 분들이 재밌으면 그게 최고죠”
-춤을 통한 봉사...전주시 댄스동호회 ‘신나는 율동’
공무원들이 춤을 춘다? 이상할 건 없지만 어딘가 모르게 고개가 갸우뚱(?)해지고,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느낌은 무엇일까?
이런 생각은 ‘공무원’이라고 하면 보통 ‘딱딱함’이나 ‘교과서’ 등 무엇인가 정형화되고 틀에서만 움직이는 그런 이미지가 아직도 일반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전주시청에는 자천타천 흥이 많고 춤을 즐기는 회원들로 구성된 공무원 댄스 동호회 ‘신나는 율동’ 팀이 있다.
‘신나는 율동’ 동호회는 현재 20대 9급 신규공무원부터 50대 관록의 동장까지 다양한 회원 15명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서고 있다.
이 동호회는 춤을 통한 봉사활동과 시정홍보 등에 참여한다.
특히, 전문 댄서들과 같은 정형화된 춤이 아니라 그때그때 행사 성격에 맞게 신나는 율동을 선보인다.
경로행사에서는 트로트에 맞춰 참여한 어르신들과 함께 관광버스 춤을 추기도 하고, 축구 경기가 있을 때는 머리에 축구공 모자를 쓰고 응원에 함께한다.
U-20 축구대회나 전주문화재 등 전주시의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는 댄스대회 등을 통해 활동내용을 휴대폰으로 촬영, SNS 등에 계시함으로써 전주시정 홍보에도 적극 참여한다.
‘신나는 율동’ 회원들은 미약한 재능이지만 자신들의 춤을 통해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잠시나마 마음껏 흥을 발산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고 말한다.
아울러 동호회 활동으로 시정에도 기여함과 동시에 업무를 추진하면서 쌓일 수 있는 스트레스도 날려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신나는 율동’ 허소영 회장(현재 전주시 공보담당관실 보도기획팀장)은 “우리 ‘신나는 율동’ 동호회는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좋은 사람들, 특히 흥이 비슷한 직원들과 춤을 매개체로 함께하는 동호회”라며 “저희들이 회원을 뽑을 때 조건으로 삼는 것이 춤은 멋있게 못 추더라도 열정 하나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훈기자

“신나는 율동으로 젊음을 선물하자. 춤은 가장 오래된 오락 중 하나다”
‘신나는 율동’ 동호회의 가장 큰 형님이면서 총무직을 맡고 있는 이영섭 씨(완산구 중화산1동장)는 회원들의 열정 수준이 어떠하냐는 질문에 “춤출 때만큼은 발레리나, 발레리노가 울고 갈 정도로 모두 열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이영섭 총무는 최근 현대사회가 고령화 돼 가면서 노인 문제가 큰 사회적 과제로 대두되는 있는데, 이런 이유로 경로잔치 등에 자주 봉사를 나간다고 말한다.
‘행사에 참가한 어르신들이 호응을 잘 해주느냐’는 질문에 이 총무는 손뼉을 치며 함박웃음을 터트린다.
이 총무는 “경로잔치 등에 참석해보면 어르신들은 안 시켜서 그렇지 예상외로 조금만 분위기를 띄우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마음껏 흥을 발산하는 경향이 있으시다”며 “어르신 한 분 한 분들이 제 어머니, 아버지 같아 가끔은 왜 자주 못 찾아왔나 하는 죄송함 마저 든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지난해 12월 중화산동 선너머종합복지관에서 개최된 어르신 장기자랑 대회를 꼽았다.
장기자랑 대회를 저만치에서 바라봤다는 이 총무는 “어르신들이 회원들과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고 그날을 기억했다.
특별히 칭찬해 주고 싶은 회원이 있느냐는 물음에 “14명 회원 모두 칭찬해야 마땅하지만 한 명을 꼽으라면 지난해 4월 U-20 월드컵 축구대회 성공개최를 위한 릴레이 댄스대회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준 일자리청년정책과 양선희 주무관과 시민소통담당관실 장경선 주무관을 뽑겠다”며 “그날 양 주무관은 마스크 가면을 쓰고 본인을 망가뜨리며 격렬하게 춤을 춰 열화와 같은 호응을 받았고, 장 주무관은 그다지 날렵해 보이지 않는 거구의 몸집(?)을 가지고도 그야말로 전문 댄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총무는 “그동안 노래방, 나이트클럽 등 밀폐된 공간에서 주로 춤을 추다가 경로잔치, 행사장 등 일반대중에게 노출된 공간에서 그것도 대낮에 율동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면서 “회원들이 동호회 활동을 통해 미약하나마 재능을 기부하고, 업무를 추진하면서 쌓일 수 있는 스트레스도 날려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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