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시 인월면에 위치한 유곡리고분군과 두락리고분군에 대해 문화재청이 국가 사적 지정을 예고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 사적 지정 예고 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렵한 뒤,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 사적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22일 남원시에 따르면 인월면 유곡리 성내마을 북쪽에 있는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삼국시대 운봉고원 지역에 존재했던 가야세력의 지배자 무덤군으로 추정되고 있다.

40여기의 대형 무덤들이 무리지어 분포돼 있으며, 이 중에는 직경 20m가 넘는 초대형 무덤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번에 사적 지정 예고된 고분군의 범위는 40필지 9만8225㎡로 무덤의 전체 분포권에 해당된다.

이 고분군은 지난 1989년 5기의 고분을 대상으로 처음 발굴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시작으로, 2011년 정밀지표조사, 2013년 32호분 발굴조사 등이 진행됐다.

그간의 조사를 통해 가야계 수혈식석곽묘(구덩식 돌덧널무덤)는 물론, 일부 백제계 횡혈식석실분(굴식 돌방무덤)이 확인됐다. 또 210여점의 철기류와 110여점의 토기류가 출토됐다.

특히 2013년 32호분을 대상으로 실시된 발굴조사에서는 길이 7.3m 내외의 대형 수혈식석곽묘가 확인됐으며, 그 내부에서는 가야영역권에서는 최초로 청동거울(수대경), 금동신발 등의 최고급 위세품이 출토돼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무덤의 축조에 있어서도 판축기법을 통한 봉토의 조성, 주구(흙채취 및 배수를 위해 무덤 주변에 두른 구덩이)의 조성, 석곽 축조시 목주(木柱)의 이용 등 삼국시대 최고의 기술력이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때문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은 5∼6세기 경 남원 운봉고원에 존재했던 가야와 백제, 주변세력과의 역학관계를 밝힐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남원시는 1973년 전라북도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된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에 대한 학술조사와 학술대회를 통해 전문가 의견 청취, 유적 보존 및 활용을 위한 종합정비기본계획 수립 등 국가 사적으로 승격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사업’이 포함되고, 바로 이어 국가사적 지정이 예고됨에 따라 영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호남권 가야유적에 대한 조사 및 연구가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환주 시장은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사적 지정을 계기로 전북지역 가야문화유산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게 되기를 소망한다”며 “남원지역 가야유적에 대한 조사와 연구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