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중 전북 출신 간부가 부족해 이 지역에서 임원이 나오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북으로 이전한 지 수년이 지났는데도 이 지역 출신 고위간부급 인사가 나오지 않는 등 원래의 차별이 지속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국민연금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 한국국토정보공사(LX) 등에 따르면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본사의 임원 및 고위간부급 인원은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본사에서 근무하는 중간 간부들마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전북 출신 직원들이 임원급이나 고위급이 되기에는 너무 구조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직원 5,114명인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이사장, 감사, 상임이사 4명, 비상임이사 7명 등 13명의 임원이 있는데, 다행히 최근 김성주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임원급 인사에 전북 출신으로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공단 본부에서 근무하는 1급 11명, 2급 42명 중 전북에서 태어나거나 고등학교 등을 나온 직원은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은 현재 거주지 기준으로만 인사를 관리할 뿐, 출신지별로 관리하지 않는다"며 "이 지역 출신 1~2급 직원은 한두 명 정도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임직원 2,805명인 kesco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임명된 조성완 사장을 비롯, 임원급에 전북 출신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물론, 본사 근무 1급 10명 중 이 지역 출신은 한 명도 없었으며, 2급 갑 9명 중 1명, 2급 을 22명 중 2명 등 소수만이 고위급으로 가는 길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결국, 각 지역본부장 및 지사장, 임원 등으로 승진할 인원풀이 그 만큼 적은 셈이다.
kesco 인재개발실 관계자는 "이마저도 옛날 데이터 기준이어서 지역 출신 현황은 파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직원 4,300명인 LX 본사(300명)에는 전북 출신 임원 및 고위급 직원이 거의 메마른 것으로 전해진다.
본사 인사처 관계자 및 복수의 전북지역에 근무하는 직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2일자로 취임한 박명식 사장을 비롯, 부사장, 감사, 경영지원본부장, 사업지원본부장 등 임원에 전북 출신은 없으며, 그동안에도 경상·강원·충청 출신이 임원을 대부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그동안 지역본부장을 지낸 전북 출신은 2~3명뿐이고, 본사에서 근무하는 중간 간부도 적어 갈수록 고위급 및 임원으로 가는 길이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호남 배려 차원에서 광주·전남 출신이 임원, 고위급, 지역본부장이 된 경우는 꾸준하다는 게 LX 측의 설명이다.
호남 배려의 과실은 광주·전남이 가져가고, 전북은 홀대만 지속 받아온 셈이다.
지금도 본사 1급 4명 중 광주·전남 출신이 1명인데 전북 출신은 없고, 2급 근무자 21명 중에서도 전북 출신은 단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지역 2급자가 1급이 되고, 퇴직 후 지역본부장이 되거나 임원급으로 승진하는데 그만큼 확률이 적다는 것이다.
도내에서 근무하는 LX 한 직원은 "본사가 전주로 이전한지 5년차인데도 지역 정치권에서조차 특정 지역에 편중된 인사를 바로잡을 시도를 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전북 출신들은 여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임원 및 고위간부 연고가 많은 타 지역 후배들이 자꾸 승진하는 것을 볼 때마다 허탈함과 무력함을 느낀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 나머지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전북 출신 직원들도 "인사철이면 기존 특정지역 및 특정학교 출신이 요직을 독차지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본사를 지역으로 이전한 효과가 없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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