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일자로 취임한 유재도 전북농협 본부장은 영광스러움보다는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말한다. 전라북도 농업 환경이 어느 때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책임감을 느끼는 만큼 전북의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말하는 유재도 본부장을 만나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물었다.

- 취임한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취임 소감을 밝히신다면.

 ▲먼저 무술년 새해 전북도민들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 전북농협 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영광스러움 보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먼저 느낍니다. 전북의 농업·농촌 발전과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각오입니다.

-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만들기 위해 2018년 전북농협 경영방침은 무엇인가요.

 ▲첫째,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만드는데는 전북농협 임직원이 필요합니다. 우선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또한 농협법 1조에도 나와 있듯이 농협의 존립 목적은 농업인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습니다. 농업인들에게는 최상의 영농환경을 제공해 실익을 증대시키고, 국민들에게는 고품질 농산물과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진정 '농업인이 행복한 국민의 농협'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에 우리 임직원 모두가 앞장 서야 할 것입니다.
둘째는 '농가소득 5천만원'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습니다. 2016년 기준 농가소득은 3,720만원으로 지난 20년 동안 70%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농가수취가격 향상과 농업경영비 절감, 그리고 농식품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농협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전북농협은 농산물 유통비 절감, 농자재 가격 안정, 금융비용 완화 및 6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발굴해 추진하겠습니다. 아울러 농촌태양광 발전사업과 같은 신사업으로 농외소득을 제고하고 농업인 복지사업을 통해 농가소득을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도록 하겠습니다.

- 급변하고 있는 농업 환경에서 전북농협이 향해야 할 방향은 어느 곳입니까.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경영 방식을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겠습니다. 어느덧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 왔습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에 융합되면서 앞으로 우리사회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 은행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등장은 기존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농협 역시 이러한 흐름속에 예외일 수 없습니다. 과거의 성과는 이어 가되, 구태의연한 방식은 과감히 벗어 던질 것입니다.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낡은 생각을 고집한다면 각주구검(刻舟求劍)의 우를 범할 수밖에 없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4차 산업 시대를 대비하는 이 시점에 과연 우리 농협은 어느 위치에 와 있는지 냉철하게 뒤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농업분야에도 4차산업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창출할 수 있도록 임직원 여러분이 역량을 결집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계통간·조직간 상호협력과 이해를 바탕으로 시너지를 극대화 할 것입니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우리 농협은 사업 부문별 전문성 강화와 수익성 향상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얻었습니다. 반면에 법인이 분리·정착되는 과정 속에서 과거 종합농협 시절에는 볼 수 없었던 소통과 이해 부족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중앙회와, 경제지주, 농협은행, 농·축협은 결코 별도의 조직이거나 경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협동조합의 가치 공유를 통해 농업 발전과 농업인의 복지향상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동반자입니다. 지난해 새로운 통합청사에 9개 법인이 입주를 완료해 전북농협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만큼 중앙회가 중심이 되어 법인 간에 유기적으로 협조하고 소통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것입니다.

- 전북농협 임직원의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고 하셨는데, 단결시킬 방안은 무엇입니까.

 ▲먼저 활기차고 신명나는 전북농협을 만들기 위해 지역, 학벌, 조직 이기주의를 철저히 타파할 것입니다. 주어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고 능력 있는 직원이 인정받는 공정한 인사체계를 확립한다면, 임직원 모두가 신명나게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과거 권위주의적이고 남성 위주인 문화를 개선해 임직원 간 자유롭게 소통하고, 남녀차별 없는 직장 문화 구현에 앞장서겠습니다.
이와 함께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반영하기 위해 힘을 모아 나가겠습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연구 결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최고 200조가 넘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 11월 30일 1천만명 서명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농업, 굳건한 식량안보, 환경보전, 도시와 농촌의 상생발전, 전통문화의 계승,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헌법개정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지는 그날까지 전북농협 임직원들은 힘을 모아야 합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신뢰받는 전북농협을 구현하는데 노력하겠습니다. 불영과불행(不盈科不行)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이 흐르다 구덩이를 만나면 다 채운 다음에야 비로소 앞으로 나간다는 의미입니다. 농협의 사업도 지름길에만 연연하지 않고 항상 원칙과 기본에 충실해야 농업인과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농협으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앞만 보고 가겠습니다. 2018년 무술년에는 전라북도민과 전라일보 구독자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황성조기자

◆유재도 본부장은 1963년생으로 전라고와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중앙본부 채권관리과·신경영기획단·여신관리부, 전북본부, 금암동지점, 정읍시지부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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