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 전라북도의회 의장은 도민에게 힘이 되는 도의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황 의장은 개헌과 관련해 정부에서 자치분권과 병행해 지방의회의 인사권 등 독립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황 의장은 일부 자질에 문제가 있는 의원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회 인사권과 보좌관제 도입을 막는 것은 지방분권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방분권이 지자체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지방의회도 포함되는 것”이라며 “집행부가 커지면서 의회 전문성도 중요해지고 있어 보좌관 도입도 절실한데 의회 직원 인사권이 도지사에게 있어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도 기득권을 내려놓자고 하는 마당에 일부 지방의원이 의원 권한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지방분권과 함께 의원 스스로 노력해야 하고 정당에서도 전문성과 도덕성이 있는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고 정당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황 의장은 “이제 정치는 권한보다 시민이 주권자 시대가 되어야 하지, 정치인이 판치는 사회는 반목과 갈등만 야기 시킨다”며 “도의원도 시민을 섬기는데 중점을 둬야지 국회의원 뒤만 따라다니다 공천 받아 의회에 입성하려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황 의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익산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의원직 사퇴에 대해 “사퇴 법정시한에 맞춰 해야하는지, 예비후보 등록일에 맞춰 사퇴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도의원 12~15명 가량 단체장 등에 도전하고 있어 의회 기능도 있어 먼저 사퇴하는 것도 부담스러원게 사실이다”고 했다.
그는 이협 전 국회의원으로부터 정치를 시작한 것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 전 의원으로부터 부정과 부패와 같은 정치를 배우지 않았고, 30년 가량 오롯이 한 길을 걸어 지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편집자

-전북도의회 지난 1년 간 성과를 꼽는다면?
▲‘전북의 가치를 높이는 협치의회’를 의정목표로 내건 도의회는 지난해에도 더 많은 전북 몫을 찾기 위해 민생 및 현안문제에 대응하면서 나름 성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군산조선소 가동과 학교총량제 철회, 삼성새만금 투자의혹 진상규명 등을 위해 청와대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현대중공업 본사를 직접 방문해 1인 시위를 펼치는 등 도민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또한 도민에게 도움이 되는 조례 제·개정(제10대 총416건, 의원 1인당 10.9건),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 도지사와 도교육감을 상대로 한 긴급현안질문 등을 통해 도정 및 교육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아울러 예산의 적정성과 효과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작업을 거쳐 예산이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적재적소에 배분될 수 있도록 조정해 열악한 지방재정의 건전성 확보에 그 어느 때보다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낙후지역을 배려한 재정분권 추진 건의 등 각종 건의·결의안을 채택해 정부와 국회에 호소하며 균형발전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의정활동을 전개했다.

-제10대 도의회는 소규모주민숙원사업비 등 불미스런 사건으로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는데 신뢰 회복 방안은 무엇인지?
▲제10대 도의회는 초선의원과 재선 및 3선 의원들이 두루 분포되고 다당제가 이뤄지면서 역대 의회 중 가장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소규모주민숙원사업비 추진 과정에서 일부의원의 일탈행위로 인해 도민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것은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도의회는 올해부터 소규모 주민숙원사업비를 전면 폐지키로 했으며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일신우일신’ 자세로 정진하겠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나 감사원 강사를 초청해 청렴교육을 실시하고 상임위원회별 연찬회 때 청렴 프로그램을 포함시켜 진행할 계획이다. 지방의원의 힘은 주민의 신뢰에서 나오는 만큼 도덕성과 청렴성을 회복해 도민에게 신뢰 받는 의회가 되도록 힘쓰겠다.

-새해 도의회 의정활동 방향은 무엇인지?
▲올해는 제10대 도의회가 마무리하는 해이다. 그러나 임기 시작 첫해라는 자세로 현장을 찾아 도민과 소통하고 땀 흘려 일하며 ‘도민에게 힘이 되는 의회’가 되겠다. 전북은 산업기반이 취약하다. 그런데 작년에는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익산 넥솔론 파산 등 잇따른 악재로 경제 불황기를 겪었다.
올해는 침체된 전북경제에 희망의 불씨를 지펴야 한다. 지역경제 회복과 인구유출 방지 해법은 기업유치와 일자리창출이다. 이를 위해 향토산업 육성은 물론 신성장 동력산업을 발굴·육성해야 한다.
지역상품 애용만 외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향토기업 실태조사와 그에 따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집행부의 경제위기 극복전략과 정책수립 과정에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의정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한 2018년은 ‘전라도 정도 천년’ 원년이다. 후백제 왕도와 전라감영 등 천년을 이어 온 소중한 역사의 자부심으로 전라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천년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도의회는 호남을 호령했던 전북의 자존심을 되찾고 전북이 전라도의 정신과 전통문화를 가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집행부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제99회 전국체전과 제38회 장애인체전이 전북에서 열리는데 의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전국체전은 전북에서 15년 만이다. 10월 12일부터 7일간, 장애인체전은 같은 달 25일부터 5일간 익산과 도내 14개 시군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는 국내 최대 스포츠축제다. 참가 선수단 3만7천여명, 응원단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다.
단순한 체육행사가 아니다. 다양한 사회간접시설이 수반돼 지역경제발전에 영향이 크다. 특히 ‘전북’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여 관광 활성화 등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호기다.
도의회와 집행부의 ‘협치’가 필요하다. 의회는 해당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체육시설과 교통, 숙박 등 선수단과 응원단을 맞이할 준비과정부터 세심하게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타 시·도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차원에서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 등 전국 4대 협의체를 활용해 역대 가장 성공적인 대회가 되는데 한축을 담당하겠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정책위원을 맡고 계신데 지방의회의 당면과제는 무엇인지?
▲정책보좌관제와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다. 전북도와 전북도교육청의 1년 예산이 9조7천억원에 달한다. 의원 1인당 대략 2,552억원의 예산을 심의하고 결산 검사를 하는 셈이다. 집행부의 업무도 복잡·다양해졌다. 지방의회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라도 정책보좌관제 도입이 절실하다.
또한 의회사무처 직원의 인사권을 감시·견제 기관인 집행부 단체장이 쥐고 있는 한 집행부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은 물론 지방의회 역할을 위해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한해 두해 요구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한걸음도 떼지 못했다.

-지방분권 개헌 논의가 진행 중이다. 개헌 방향과 대응전략은?
▲지방자치는 1991년 부활 이후 27년 이상 지속돼 자치단체와 의회가 견제 및 균형을 유지하고 주민의 자치의식이 성숙되면서 풀뿌리민주주의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현실은 실질적인 자치분권을 이뤘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
진정한 자치와 분권을 위해 헌법 제1조에 지방분권을 명문화해야 한다. 또한 117조를 수정해 국방과 외교 등 국가에서 처리해야 할 사무만 중앙에서 처리하고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자치와 분권은 도민복지 증진과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의 초석이다. 지방분권은 집행부와 의회의 균형 있는 발전이 밑바탕 될 때 성공할 수 있다.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지방의회가 강한 의회로 거듭나야 한다. 지방분권형 개헌에 지방의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방자치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전국 시·도의회와 공동 대응하겠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익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날로 침체되어 가고 있는 익산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변화가 절실하다. 30여 년간의 정치적 경험을 살려 익산의 미래발전에 대해 역할을 해달라는 권유를 많이 받고 있다.
그러나 익산시민들께서 선택해 주신 도의원 임기가 남았기 때문에 지금은 도의장직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이 익산시민과 도의회 동료의원들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익산시민의 뜻과 당직자 등의 의견을 겸허히 수렴해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작년에는 가계부채와 청년실업, 지진, 미사일 발사, 사드배치 보복,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넥솔론 파산 등 여러 국·내외 문제로 전라북도 역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도민들께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고 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계신 도민들과 함께 더 큰 꿈과 희망을 품겠다. 우리 38명의 도의원들은 무한불성(無汗不成)의 자세로 도민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도민과 소통하며 전북발전을 위하여 땀 흘려 일하겠다.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은 올해 전북이 모든 분야에서 새롭게 비상하는데 도의회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사랑과 성원을 부탁드린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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