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는 홍어목 가오리과에 속하는 수산물이다. 몸길이가 보통 1.5m 가량으로 마름모꼴 몸통을 갖고 있다. 몸빛은 등쪽이 갈색이고 배는 희다. 주된 먹이는 오징어와 새우, 게, 우럭, 멸치 등이다. 나름대로는 바다에서 상위 포식자에 속한다. 홍어에는 해음어, 하어, 분어, 요어 등 여러 가지 이름이 붙어 있다. 흥미로운 점이 꽤 많다는 반증이다.
  외국에서는 홍어를 거의 먹지 않는다. 가까운 일본의 도호쿠나 홋카이도 지방에서 말려서 먹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식생활에서 익숙한 생선이다. 기록에도 ‘경상도 지리지’에는 울산의 토산 공물이라고 실려 있고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토산물로 기록돼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등장한다.
  “회, 구이, 국, 포에 모두 적합하다. 나주 가까운 고을에 사는 사람들은 썩힌 홍어를 즐겨 먹는데 지방에 따라 기호가 다르다. 복결병이 있는 사람은 썩은 홍어로 국을 끓여 먹으면 더러운 것이 제거된다. 주기를 없애주는 데도 효과가 있다.”
  홍어는 별미에 속한다. 싱싱한 것은 회로 먹기도 하지만 일부러 삭혀서 먹기도 한다. 홍어를 볏짚이나 톱밥 등에 섞어 가마니나 장독 항아리에 넣어 삭히면 싸한 냄새와 함께 특유의 감칠맛이 난다. 특히 삭힌 홍어와 비계 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쌈처럼 싸 막걸리에 곁들여 먹는 홍탁 삼합은 유명한 음식이다.
  영양가치도 높다. 100g 중 단백질이 19g일 정도로 고단백이고 지방은 적다. 오래 된 홍어에서 나는 강한 냄새는 요소 때문이다. 홍어에 함유된 요소가 발효하면서 암모니아를 발생시켜 다소 역한 냄새를 풍긴다. 그렇다고 썩은 것은 아니다. 홍어는 약리적으로도 기관지에 좋고 고혈압과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 신안의 흑산도 홍어가 제철을 맞았는데 어획량이 급증하고 가격도 반으로 내렸다고 한다. 수협에 따르면 요즘 6척의 어선이 하루 20톤의 어획고를 올리는데 이는 지난해 이맘때의 2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가격도 떨어져서 예년에 30만 원을 호가하던 8kg짜리가 지금은 15만 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다. 어민들은 홍어가 전통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이 있는데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줄어 걱정이었는데 이 같은 풍어로 기대가 크다고 한다.
  워낙 흑산도 홍어가 귀해 서민들은 칠레 등 수입 홍어를 주로 소비하고 있다. 수입 홍어는 흑산도 홍어에 비해 맛이 많이 떨어진다. 올해는 홍어가 풍어라고 하니 흑산도 홍어를 제대로 한 번 즐겨봄직 하다. 환경오염이나 남획 등으로 우리나라 홍어가 많이 줄었는데 당국의 어자원 보호 정책 등에 힘입어 어느 정도 회복 단계에 접어든 것 같아 다행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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