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레퍼토리컴퍼니가 창단 35주년 기념 공연 ‘침향’이 20일 오후 4시와 7시 전주대학교 예술관 JJ아트홀에서 열린다.
  1982년 5월에 출범해 80년대와 90년대에 전북연극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극단 황토는 한국연극계 최초로 ‘전국연극제(현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2연패(1986, 1989)를 수상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명품극단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번 ‘침향’ 공연에서는 황토레퍼토리컴퍼니의 창단 멤버인 강택수, 김희식, 김덕주와 명품 배우 이부열, 이성주가 무대의 중심에 선다. 또한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전주대학교 문화융합대학 공연방송연기학과 졸업생 이미리, 지현미 등과 유능한 재학생이 세를 더하여, 35주년 기념공연을 더욱 빛낸다.
  ‘침향’ 작품은 우리 어머니, 아버지 시대에 일어났던 6.25전쟁 때 이산가족이 된 강수 집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특히 지난 세기의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삼는 한국의 연극들이 대부분 민중을 희생당하는 피해자로 설정해 온 반면 ‘침향’은 민중을 역사의 주체로 설정한다.
  연극은 6.25 전쟁 당시 월북했던 강수가 50여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중국에서 낳은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온 강수를 기다리는 늙은 형님과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던 아들, 그리고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실성한 아내 애숙, 애틋한 마음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강수로 인해 부친을 잃은 죽마지우였던 택성이 복수를 위해 낫을 들고 찾아오고 마을 사람들이 그를 만류한다.
  강수는 식구들과 함께 성묘를 가다 예전에 그들 재산이었으나 이제는 폐굴이 된 생강 굴을 발견하며 과거를 회상한다. 그리고 무덤에서 낫을 든 택성과 강수 일행이 마침내 마주친다. 한편 오랜 세월 강수를 기다리다 지금은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 강수의 처 애숙이 성묫길에서 사라진다. 애숙이 없어진걸 알게 된 마을 사람들은 강수의 처를 찾아 다니고, 그 과정에서 강수는 마침내 택성과 화해한다.
  연출을 맡은 장제혁 교수는 부모세대와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추구하는데 평소 ‘사람 냄새나는 연극’을 추구한 그의 연출의 깊이를 확인 할 수 있는 기회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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