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무용협회가 제작한 브랜드 공연 ‘삼색 호두까기 인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참신한 시도를 잘 엮어낸 기획 연출력은 물론 전북 무용인들의 화합을 이끌어낸 작품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삼색 호두까기 인형’ 공연은 시작전부터 인기를 실감케하는 장면들이 있었다. 티켓을 지정 좌석권으로 교환하려는 관객들이 공연 시작 4시간 전인 오후 2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무용협회 관계자들도 예상 못한 반응으로 성공을 예감케 했다. 이날 공연은 관객 모집에 대한 협회의 우려를 기우로 만들며 공연 내내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다.
  전북발레 꿈나무들이 출연해 귀엽고 앙증맞은 무대를 선보이면서 시작된 공연은 예고대로 ‘호두까기 인형’을 새로운 버전으로 재해석하는데 성공했다.
  서막은 전북발레의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들이 출연해 귀엽고 앙증맞은 무대를 선보였다. 1막 호두까기 병정들과 생쥐들의 전투 장면은 현대무용, 눈의 요정들의 추는 눈의 왈츠 장면은 한국무용으로 구성했다. 특히 클나무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선보인 한국무용은 여느 공연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지만 어색하리라는 일부 예상과 달리 작품을 소화하는데 충분했다.   
  ‘호두까기 인형’은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와 무용가 마리우스 프티가 1892년 초연한 이래 전 세계 발레단에서 준비하는 공연이며 최근에는 발레뿐 아니라 뮤지컬, 아동극 등 다양한 형태로 각색되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너무 유명하고 다양한 작품인 만큼 자칫하면 이런 저런 공연의 ‘조합’ 수준에 그치기 쉬운 함정도 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발레와 현대무용, 그리고 한국무용이라는 ‘결’이 다른 무용을 오케스트라 음악에 맞춰 ‘조화’를 이뤄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섞이기 어렵다는 무용 장르를 창의적인 기획과 열정적인 연출도 만들어낸 전북무용협회의 ‘저력’이 느껴진다.
  무대 아래서는 전북무용인들이 모처럼 화합해 대형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의미가 있다. 도내 5개 무용협회 시군지부의 회원들이 빠짐없이 이번 공연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전북무용계의 미래에 밝은 빛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장르별 융합을 통한 작품 기획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음에 따라 향후 무용인들간의 소통이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품격 있고 수준 있는 무용 공연을 수도권이 아닌 전라북도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더 이상 전라북도는 예술의 불모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 할 수 있게 되어서 만감이 교차한다”라는 염광옥 전북무용협회장의 소회가 아니더라도 이번 공연은 전북무용계가 능동적으로 활보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기 충분하다.
  공연에 쏟아진 박수를 계속 이어가기 위한 전북무용계와 지원기관의 관심이 더욱 소중해지고 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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