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송하진 지사가 2018년 새해 도정방향을 제시하는 사자성어로 반구십리(半九十里)를 선정했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에서 따온 말이다. 즉 “백리를 가려는 사람은 구십리에 이르고서도 이제 절반쯤 왔다고 여긴다.”는 뜻이다. 무슨 일이든 마무리가 중요하고 어려우므로 끝마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다.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에 진(秦) 무왕(武王)의 교만을 걱정한 신하가 이를 인용해서 충고한 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전라북도는 그동안 우리 도가 잘하고, 또 가장 잘 할 수 있는 내발적 발전전략으로 추진한 삼락농정·토탈관광·탄소산업 등이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온 것으로 평가한다. 여기에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의 성공적 개최, 2023 새만금세계잼버리 유치 등 큰 성과를 이뤄냈다. 송하진 지사는 이에 만족하여 긴장을 늦추지 말고 목표를 달성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2018년,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이하며 ‘한국 속의 한국, 생동하는 전라북도’를 구현하고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열어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뜨거웠던 ‘전북 몫 찾기’의 기세를 몰아 도민과 함께 역량을 키워나가자는 것이다. 익산과 부안, 김제 등 백제 3대 왕도, 백제부흥전쟁의 중심지, 후백제 왕도, 조선의 국가근본지지(國家根本之地), 전라감영 등 찬란한 역사의 자존감을 드높일 것을 천명하고 있다.

사실 2018년 상반기는 송하진 지사의 제1기 도정이 마무리되는 기간이다. 그래서 반구십리를 사자성어로 채택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같다. 아니 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 가하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자세로 임하고자 하는 결기를 느끼게 한다. 전북도정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도민의 입장에서는 든든하게 여기며, 모두 함께 힘을 보태고자 할 것이다.

돌이켜보건대 송하진 지사는 지난 3년 동안 적절하게 사자성어를 선택하며, 도정을 꾸려왔다고 할 수 있다. 2015년에는 휴수동행(携手同行), 2016년에는 무실역행(務實力行), 올해는 절문근사(切問近思)이다. 모두 잘 아는 바와 같이 차례로 임기 첫해에는 “우리 서로 손을 잡고 함께 갑시다.”며 대동단결과 동참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 것이다. 2년 차에는 “참되고 실속있게 힘써 행합시다.”며 도정 추진의 가속도를 내고자 했다. 3년차에는 도정의 성숙과 도약을 위해 “절실하게 묻고 현실을 직시하자.”며 여러 성과를 올리고자 했다.

그래서 송하진 도정 1기의 임기 4년을 마무리하는 새해에 반구십리를 선정한 것은 논리적 귀결로 당연한 것 같다. 송하진 지사는 깊은 궁리 끝에 이 같이 기승전결(起承轉結)의 사자성어로 도민과 함께 도정을 이끌고자 하는 바람을 드러낸 것이다. 정책전문가로서 4년이라는 세월 동안 도민과 교감하고자 한 기승전결의 의도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새해를 앞두고 반구십리를 새기는 참 뜻은 잃어버린 전북 몫을 제대로 찾고, 국가계획상 독자권역을 설정해 제대로 전북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데 있다. 무림강호에서 패권을 차지하려고 하는 한 선배는 “전북이여! 사납게 일어서자! 목소리를 크게 내자!”고 외친다. 새해에는 전북의 목소리를 한껏 살려보기를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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