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사는 생활은 비좁고 번거로우며 먼지가 쌓인다. 그러나 출가는 널찍한 들판이며 번거로움이 없다고 생각해 출가한 것이다. 출가한 다음에는 몸으로 짓는 나쁜 행위를 멈추었다. 말로 짓는 악행을 버리고 아주 깨끗한 생활을 했다”
  불교 경전 숫타니파타의 한 구절이다.
  출가는 세속의 집을 떠나 불문에 드는 것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는 불교에서 세속을 버리고 수행자의 길을 걷는 것을 말하지만 어느 종교나 출가는 있게 마련이다. 원래는 인도의 종교들이 이를 채택하고 있고 이것이 불교에서도 적용된 것이다.
  그 목적은 역시 불교 경전 밀란다팡하에 잘 드러난다.
  왕이 묻는다. “존자여, 당신이 출가한 목적은 무엇입니까. 또 그대의 최고 목적은 무엇입니까” 이에 대해 장로가 대답한다. “우리가 출가한 목적은 괴로움을 없애고 다시는 괴로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세속에 대한 집착이 없이 완전히 해탈하는 것이 최고의 목적입니다”
  속세의 번뇌와 괴로움에서 벗어나 청정한 수행을 하면서 깨달음을 구해 이윽고 해탈에 이르는 것이 출가의 궁극적 목적이다.
  그런데 이 출가가 그리 만만치 않다. 자기 한 몸 부귀영화를 버리고 깨달음을 구하며 또 중생을 제도하는 것은 말이 쉽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대자유인의 삶이 좋기는 한데 부모와 형제, 자식을 남겨두고 훌훌 떠난다는 것은 결연한 의지가 필요한 중대 결단이다.
  조계종이 출가자를 모집하는 광고를 내 화제다. 조계종은 최근 ‘내 생애에 가장 빛나는 선택’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출가 희망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 광고에는 인상 좋은 두 분의 스님이 활짝 웃으며 손을 내밀고 있다. 연금과 건강보험, 대학등록금 면제 등의 혜택을 제시했다. 조계종 사상 처음으로 출가자 모집광고를 냈다고 한다. 그것은 해마다 출가자가 격감해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다는 절박감에서 나왔다. 연평균 500명 선이던 출가자가 작년에는 150명대로 감소한 것이다.
  출가를 흔히 위대한 포기라고 한다. 가족과 친지 그리고 모든 세속의 욕망을 포기하는 때문이다. 강고한 의지와 결단 없이는 불가능한 용단이다. 출가자가 줄어드는 것은 종교에 대한 불신과 편하고 즐겁게 살자는 풍조 등이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아마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듯하다. 따라서 출가하지 않고도 출가정신을 갖게 하는 게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삭발하고 승복을 입지 않고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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