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을 담보로 한 파업은 이유를 떠나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7일 오후 3시께 전주시 금암동 전북대학교 구정문 인근 한 버스정류장, 버스 순환이 잦은 이곳 정류장은 평소와 달리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로 넘쳐났다. 학생들은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으로 버스도착 안내시스템과 핸드폰을 번갈아 살폈다. 10여분이 지나도록 원하는 버스가 도착하지 않자 한 학생은 지나가는 택시를 멈춰 세웠다.

퇴근시간인 오후 6시 30분께 전주시 효자동 전북도청 인근 한 정류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직장인들은 정류장 한쪽에 붙은 시내버스 파업에 따른 안내문을 살핀 뒤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30분이 지나도록 기다리는 버스가 도착하지 않아 하나 둘 택시를 탑승하거나 발길을 돌렸다.

직장인 최모(43·평화동)씨는 “단체 쟁의행위인 파업은 근로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의 잦은 파업에 대해선 반감이 든다. 사측은 근로자들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야 할 것이며 노조는 자신들의 주장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해야 할 것이다”고 꼬집었다.

전주시와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주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7일부터 이틀간 오후 2시부터 마지막 배차까지 시내버스 부분파업이 진행된다. 성진, 전일, 제일, 호남, 시민 등 5개 사업장에서 7일 214대(결행율 54.6%), 8일 161대(결행율 41.1%)가 해당 시간 동안 운행을 중단한다.

하루 17시간 근무시간 중 1일 2교대제 시행시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8시간 30분 동안 근무, 나머지 시간은 파업을 펼친다는 민주노총 계획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시민과 버스 운전기사 근로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전일제에서 1일 2교대제로의 전환을 요구하기 위해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고 파업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전주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는 “사측도 1일 2교대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 다만 근무 형태 전환에서 발생하는 임금 차이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고 답했다. 현재 적자운영으로 전주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는 상황에서 1일 2교대제 시행에 따른 추가 임금 상승은 사측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답변이다.

근무형태와 임금협상을 골자로 한 단체협상이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9차례에 걸쳐 거듭 파행을 겪고, 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도 2차례 결렬되는 등 난항을 빚자 전주시는 대중교통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이틀 동안 성진, 전일, 제일, 호남 사업장에서 마지막 배차를 회차하는 부분파업이 진행된 바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사전에 예고나 전달된 부분 없이 진행돼 난감한 상황이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분파업 기간 동안 비상대책 근무를 펼칠 방침이다. 해당 5개사에 협조를 요청하고 인접 시군과 기관에 공문을 발송하는 등 시민 불편을 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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